4편. 장성잔디의 미래를 위한 진단

나철원 (사)장성잔디협회 이사

최고라는 찬사에는 창조를 통한 비전 제시라는 책임 또한 따른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 찬사는 과거의 기억일 뿐이다. 장성잔디는 정부기관과 학계, 경쟁업계 등 잔디인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아왔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를 수 있다’라는게 현재의 진단이다. 잔디가 산업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출하규격의 변화를 보고 있고, 식재방식의 변화, 사용처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보고 있다. 변화는 시작되었고, 장성잔디농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생산자중심의 산업구조를 확립함으로서 왜곡될 수 있는 시장구조에서 중심세력으로 자리 잡아 잔디산업발전을 이뤄주길 주변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필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리일 수 있더라도,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기보다는 지금까지 잘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잘해야 한다라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채찍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첫 번째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규산질 등 토양개량에 힘써야 한다.

일반인들이 잔디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농약 사용일 것이다. 살충살균제는 1년 1~2회 정도이니 타 작물 대비 적다고 보여 지고, 제초제 또한 1년 2~3회 정도이니 타 작물 관행농법에 비교하면 많은 양도 아니다.

문제는 화학비료이다. 잔디의 빠른 출하를 위해 농가들은 생육에 신경을 쓰며 빠른 생육을 위해 화학비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 잔디농가들이 밀집한 삼서면 소재 농협은 화학비료 판매량이 상당하다. 타 작물은 친환경자재 수요가 늘어가지만, 잔디는 오히려 반대이다.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토심이 약해지면서 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다음연도에 화학비료 사용량을 더욱 늘리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필자가 향토산업 실무자로 일할 때 교수나 박사들이 묻곤 했다. 이론적으로는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상태인데, 농사를 계속 잘 짓는게 신기하다는 것이다. 타 지역 잔디는 생육이 느린 대신 장성잔디보다 건강하다. 따라서 수요처에서 식재 후 병충해가 덜하다는 평이었다.

예전에는 없던 골잔디가 생기고 골잔디의 폭이 넓어지는 이유는 그만큼 잔디생육이 예년만 못하다는 것을 농가들 스스로 느낀다는 반증이다. 30년이 넘는 동안 유출된 토양,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한 토심악화를 감안하면 우리 지역은 박토에 속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잔디는 벼과에 속한다. 벼에 규산 지원이 늘어가는 것으로 안다. 잔디는 70%가 규산질로 구성된 식물이다. 규산질의 사용량을 늘려 잔디의 건강을 회복하면서 토심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 생산자단체와 군 당국에서는 석회, 규산, 혼합유박 등 토양개량제 지원사업을 벌여왔다. 그나마 혼합유박은 비료성분이 있어 호응도가 좋다. 석회나 규산은 농지주변과 마을 공터에 쌓여 뿌리지 않는 포대수가 상당하여 행정당국의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화학비료 사용량을 10% 이상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자. 대신, 깎기 작업 한 번 더 하기, 50% 이상 피복시 규산질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작물의 건강성과 토심회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상태라고 진단한다. 장성잔디가 병약하다면 고품질잔디를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한국잔디산업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옮겨가는 과정이고 여기에 발맞춰 일반인과 수요자들의 이해관계를 장성잔디는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고민이며,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장성 스스로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본 글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알려 드리며, 착오나 수정이 필요한 내용은 꼭 지적 바랍니다. 전화:010-929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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