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철원 (사)장성잔디협회 이사

본격적인 잔디깎기가 시작됨에 따라 잔디부산물 처리 문제가 모든 이에게 골칫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필자가 잔디밭에서 작업하는데 군홍보차량의 방송 멘트를 여러 번 듣자니 걱정이 되어 오늘은 이 문제를 짚고자 한다.

안타깝지만, 잔디부산물을 쉽고 간단하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에 없다. 최소한 필자가 알기에는 그렇다. 따라서 대책마련까지는 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 그리고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했으면 한다. 그 속에서 대책다운 대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지금 당장 부산물 태우는 것을 금지하더라도 농가들은 태울 수밖에 없고,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이어진다면 더 큰 갈등만 생길 뿐이다. 물론, 쾌적한 환경을 요구하는 민원도 반영되어야 한다.

먼저, 농가와 학계, 민원인, 행정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 협의체가 일상화되어 장성잔디산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잔디부산물 처리 방안은 잔디산업의 고질적인 문제해결이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민원인의 이해도 구할 수 있고 농가들의 재배기술 발전이나 학계와의 네트워크도 공고해질 것이다. 장성잔디는 한국잔디산업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장성잔디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잔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장성잔디의 발전이 한국잔디의 발전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

둘째, 국내외 사례를 깊이 있게 조사해야 한다. 국내는 골프장들과 골프경영자협회에서 설립한 한국잔디연구소에서 사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잔디관련 협회들이 다양하고 한국잔디학회 소속 교수진들이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으로 농가들의 자가퇴비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일반화하기엔 적당한 방법은 아닐 듯싶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잔디산업이 앞선 나라이므로 다른 사례들이 있을 것이고 타국에 비해 정보수집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급한 사업대상지를 최소로 선정하고 이 곳에서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농가들은 행정당국의 이러한 노력들에 마땅찮은 평가보다는 이것저것 해보면서 대안이 수립된다는 믿음으로 협조하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잔디부산물을 해결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잔디부산물로 인해 민원이 있는 주민들도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대안이 있는데 시행치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의 추진방향을 제출하겠다.
먼저, 부산물을 수거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작년 이 방안을 행정당국에서 제출했는데 농가들의 핀잔을 들은 것으로 안다. 양파망처럼 신축성 있는 재질이면서 잔디깎기기계에 탈부착이 용이하다면 농가들에게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최소한 민원이 발생하고 대로변지역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쓰레기 수거하듯 수거가 간단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대형수집장비의 개발이다. 농가들이 도로쪽에 부산물을 쌓아놓으면 장비가 돌면서 흡입해가는 방식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농로가 좁아 대형차량의 진입이 어려운 점이 난관이다.

셋째, 간단한 자가퇴비화 개발이다. 잔디는 수거하여 퇴비화하여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재배법으로 인해 타작물에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결국 잔디농가들에게 되돌아와야 하는데 수지타산 때문에 사업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자가퇴비화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인 있다면 농가들은 스스로 퇴비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저러한 말을 하기는 했지만, 필자로서도 뾰족한 방법인 없던 게 잔디부산물 문제이다. 문제와 갈등이 생기는 지금이라도 모두가 머리를 맛대고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장성잔디는 한국잔디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장성잔디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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