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성잔디협회 나철원 이사

잔디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5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주문은 있는데 출하할 잔디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3월경 농가출하가 기준 5,000원이던 잔디는 10,000원을 넘어서고 있다. 잔디출하가가 많이 올랐으니 농가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으나, 대부분 3, 4월경 출하를 마친 상태이고 5월부터 출하한 양은 이에 미치지 못하므로 실제 고소득으로 이어진 농가는 많지 않다고 본다.

80년대부터 잔디가 재배된 이래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한다. 20여년 전 10,000원을 넘어섰을 때도 잔디가 없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 잔디가 없어서 못 파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지켜보는 것이 마땅한가. 난생 처음 겪는 상황이라면 마땅히 원인을 따져보고 진단을 해 보는 것은 앞으로 발전상을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쓰는 이유나 장성잔디발전의 목적은 농가출하가 보장이다. 우리 농가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대가를 안정적으로 보장받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대손손 잔디농사 지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첫 번째 짚을 대목은 주문량이 예년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느냐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유통업체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배면적 즉 공급량의 변동이 주요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진행된 객토사업으로 줄어든 재배면적은 약45만평(150ha)이다. 여기에 들어간 종자용 잔디는 10%이므로 4.5만평 정도일 것이다. 예년에 비해 줄어든 공급량은 50만평 정도인 것이다.

올해는 장성인근 시군에서도 잔디재배농가가 늘었다고 한다. 이 면적을 50만평으로 치더라도 줄어든 공급량은 10%인 5만평 정도이다.

예년에 비해 줄어든 공급량은 최대 60만평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렇다면, 60만평의 공급량으로 현 상황이 초래된 것인가?

이 가정이 맞다면, 장성잔디는 50만평 정도의 물동량을 조정해 가면서 농가출하가를 지지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장성잔디재배면적은 약 500만평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면적의 10%를 조절하여 전체 농가의 출하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대안마련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다른 요인들을 살펴보자.
몇 년동안 포근한 겨울날씨로 인해 작업가능일수가 많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누적된 면적이 지금의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논리인데 일리가 있다고 본다.

또한, 100년만의 가뭄으로 인한 생육부진이다. 5, 6월에 출하될 면적이 가뭄으로 인해 생육이 부실해져 출하되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다. 이 또한 일리가 있다.

그리고, 롤잔디 출하가 늘어나면서 1년 주기 출하가 되지 못하고 늦어진 상황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저러한 모든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현 상황은 잔디재배 이래 처음 겪는 것이고 어느 누구도 이런 심각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면밀히 원인을 살펴보고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달성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한때 지나가는 야사로 이 상황을 넘어간다면 장성잔디가 한국잔디의 메카라는 말은 허언이라고 본다.

생산자단체와 군담당자, 학계 등이 모두 모이는 공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장성잔디의 발전을 위해서 장성잔디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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