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집행부 35억 사업 중 인공폭포 설명 안 해 “깜깜이 예산 승인”

장성공원에 설치되고 있는 7억5천만원짜리 경관폭포(인공폭포)

장성공원에 ‘인공폭포’가 설치되고 있다.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군민들은 “도대체 저건 뭐냐?”면서 긍정과 부정의 시각으로 갈리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 예산을 승인해 준 군의원들은 공원에 폭포가 설치된 것을 최근까지 모르고 있었다. 장성군에서 의도적으로 폭포 설치를 알려주지 않았는지, 아니면 의원들이 알고도 모른 채 했거나 관심이 없어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모르고 예산을 승인해 줬다면 ‘깜깜이 예산승인’을 한 꼴이 된다.

장성군은 2016년 ‘충무지구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 정비사업’이라는 사업명으로 장성읍 영천리 장성공원 일원 위험지역을 정비하기 위해 사업비 30억을 확정했다. 그 후 토지매입비가 부족하다며 2017년 2회 추경에 5억을 추가 계상해 총 사업비 35억원(국비 50%, 군비 50%)을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장성군의회 의원들은 예산의 쓰임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사업의 사업비는 경관폭포(인공폭포) 1식 7억5천만원, 보상비(설계비,폐기물포함) 19억3천4백원, 급경사지 정비 420m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장성군의회 회의록 발췌>

2016년 12월,
2017년도 본예산에 장성공원 일원 ‘충무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 정비사업’ 설게비로 2억원을 세웠다.

이때 장성군의회에서는 김옥 의원이 “공원 어디쪽이 붕괴 위험지냐?”고 물었을 뿐 다른 의원들은 말이 없었다.

2017년 9월,
2017년도 제2회 추경에 5억원의 예산을 추가했다.

이때 당시 차상현 의원은 “충무지구 붕괴위험지역은 어디를 예기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으면서 “지금까지 시작도 안하면서 이렇게 예산을 더 달라고 하냐”고 따졌다. 이에 재난안전실장은 “보상비가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추가로 질의하는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2017년 11월 30일,
장성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심민섭) 회의에서 ‘2017년 군정 주요업무 추진실적 보고’하는 재난안전실장은 “장성공원 일원 급경사지 정비사업으로 6월 주민설명회를 거쳐 11월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토지 및 지장물 보상을 추진 중이며 내년 2월 착공하여 2019년 완공예정이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행훈 의원은 “충무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인데, 35억인가요?”라고 물었고 재난안전실장은 “35억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정비하고 조경하는데만)35억이 들어간 거예요?”라고 물은 후 또 다시 “(공원 전체를 하는게 아니고)급경사지 한디만 35억이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김옥 의원이 보덕사 이전과 관련해 거론했을 뿐 더 이상 아무도 질의 하지 않았다.

2017년 12월 6일,
장성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재난안전실장은 “2018년도 예산안에 ‘충무지구 붕괴위험지구 정비 사업비 2억원’을 계상했다”고 보고했다.

예산이 또 추가 됐는데 이에 대해서 전체 의원이 침묵했다.

2018년 1월,
장성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재난안전실장은 ‘2018년도 군정주요 업무 보고’에서 “장성공원 일원 사면을 정비하는 사업으로서 사업기간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이며 총 사업비는 35억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의원들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단지, 김옥 의원이 보상이 늦어지고 있는 부분을 추궁했을 뿐이다.

2018년 7월과 2018년 11월,
제8대 의회가 시작되는 7월, 장성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에서도 ‘충무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 정비 사업’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의원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2018년 12월,
장성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19년도 본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충무지구 경사지 붕괴위험지구 정비사업에 8억원을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성군의회 의원들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2019년 11월,
장성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안전건설과장은 ‘2019년도 하반기 추진실적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충무지구는 금년 말 준공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이 85%입니다”라고 보고했다.

여전히 장성군의회 의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2019년 12월 18일,
김미순 의원은 장성공원에 인공폭포가 설치된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문화광광과 관련 2019년도 제3회 추경안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문화광광과장은 “황룡강변에 인공폭포설치사업으로 20억원을 계상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김미순 의원은 재난안전과 소관 업무인 ‘충무지구 경사지 붕괴위험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해 “공원 밑에 인공폭포가 생긴다는 그런 추문이 있던데 혹시 그런 계획은 없지요?”라고 문화관광과장에게 물었다. 이에 과장은 “네, 제가 알기론(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곧바로 행정복지국장이 “거기는 현재 안전건설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라고 거들었다.

2020년 2월 11일,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안전건설과장은 2020년 군정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계속사업 2개 지구 중 충무지구의 현재 공정률은 80%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원석 의원이 “언제 준공 됩니까?”라고 물었을 뿐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장성군의회 의원들은 왜 인공폭포 설치를 몰랐을까?>
장성군의회 의원들은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잘 알면서도 모른 채 했을까? 그리고 이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초선의원인 심민섭 산업건설위원장과 김미순 의원은 최소한 작년 말까지 장성공원에 인공폭포가 설치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2016년 당시 현역의원이었던 고재진, 김회식 의원조차도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시인했다.

Q 의원님 장성공원에 인공폭포 설치 몰랐나요?
심민섭 산업건설위원장은 “그 일(인공폭포)을 한지를 사실은 몰랐다. 이태신 의원한테 물어보니까 2016년부터 실시한 연차사업이라 자기도 몰랐다고 애기 하는데, 이 부분은 아직 숙지가 덜 됐다. (초선의원이라)이번 8대 의회에서 예산을 세운 것이 아니라 모르는 부분 있고 신경을 덜 쓴 것도 있다”면서 꼼꼼히 살피지 못한 잘못을 시인했다.

김미순 의원은 “정말 소문 듣고 알았다. 다른 의원들도 몰라 의아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획성 없이 중구난방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고재진 의원은 “공원 주위 경사가 심해서 보수한다고만 알았다. 폭포를 설치한다는 말은 들은바 없다. 최근에 알게됐다”고 말했다.

김회식 의원은 “이 사업 총 35억 사업으로 3차에 걸쳐 예산을 세웠던 부분인데 인공폭포 들어본 적 없다. 우리도 몰랐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임동섭 부의장이 공원에 서석대가 생겼다고 해서 금년 초 현장을 가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의원들에게도)책임이 있겠지만 (집행부에서) 설명이라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임동섭 부의장은 “농민, 소상공인, 서민들은 먹고살기 힘든데 예산을 그렇게 펑펑 쓰면 되겠냐? 공원에다 7억5천만원을 투자해서 인공폭포를 만드는 것은 투자대비 효율성이 따져봐야 한다”면서 “각종 조형물에 수십억씩 쓰며 예산을 낭비하는 행정도 한 번 집고 넘어가야 한다”고 예산낭비성 사업이라는 지적을 했다.

Q. 7억5천 인공폭포 설치 어떻게 생각하는가?
임동섭 부의장은 위치가 적절치 않고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에 고재진, 김미순, 김회식 의원은 “장성공원에 인공폭포를 설치하는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이와는 별개로 황룡강에 투자를 집중하지 말고 장성공원에 분산투자 해서 노란꽃잔치를 할 때 장성을 방문하는 100만 관광객이 장성읍을 경유할 수 있도록 해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서로 유사하게 제시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장성공원 인공폭포 설치는 과다한 예산이 투입된 것 같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복수의 군민은 “장성공원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많은 돈을 들여 폭포를 만드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의견과 “왜 거기에 입석대가 들어서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폭포를 만드는데 7억5천만원이 들어간다는데 투자한 것만큼 효율이 있을지 예산만 낭비하는 꼴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장성군 관계자는 “설계에서 인공폭포 설치가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군의회에서 인공폭포를 설치한다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또 “법면을 보호하기 위해 폭포를 삽입한 것이다. 석축이나 코크리트보다 비싸지만 가치는 있다. 돈이 아깝지 않게 멋지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 운영되는 것 보고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공원 사업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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