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교 기숙사 건물 균열이 지진피해라니…

12일 오후 8시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점에서 진도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진 진앙 지점과 200km 이상 떨어진 장성문향고등학교에서는 자율학습 중에 진동을 감지하고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일반 학생은 귀가 조치하고 기숙사생은 기숙사로 보냈다고 한다. 기숙사에 올라가 보니 기숙사 건물에 없던 균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학생들을 퇴사시킨 후 119에 신고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 경주 지진으로 학교 기숙사 건물에 균열이 발생해 학생들을 대피시켰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진이 발생한 시간에 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고 한다. A학생은 “야자하는데 땅이 울린다는 느낌, 어지럼증 같은 것을 느꼈다.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지진 난 것 아니야 하면서 네이버 검색해보라고 했는데 정말 지진이 났다고 했다”고 말해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감지한 것은 사실임으로 확인됐다. 학생의 말을 근거로 볼 때 ‘선풍기와 유리창이 흔들렸다’는 학교 관계자의 말도 신빙성은 다소 있다고 해두자.

그렇다고 장성군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문향고 외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학교 측의 주장을 다 믿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기숙사 건축물이 수십 년이 지난 아주 오래된 건물도 아니고 신축한지 6년 밖에 안 된 최신 건물인데가 지진 설계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세한 진동에 균열이 갔다는 것은 전혀 납득하기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건축당시 지반이 약해 일반적인 기초공사로 하지 않고 파일을 박아 기초를 할 만큼 어려운 공사였다는 증언이 있어 부실공사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이번 지진으로 장성군에서는 아주 오래되고 허술한 건물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6년 된 현대식 건축물에서 지진 피해라니, 너무 무리하게 꾀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취재 중에 B모씨는 “이건 말이 안 되죠. 최신 건축물에서 이정도 미세한 진동으로 균열이 발생한다는 것은요. 무슨 야로가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서 기숙사 건축물에 균열이 발생했다면 지진피해라는 자연재해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을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 다음 주에 나올 안전진단 정밀검사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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