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과 의회를 감시하는 시민단체가 필요하다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은 유권자를 상대로 공약을 한다. 공약은 유권자들과 하는 약속이다.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무리하게 공약을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됐다. 후보자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조차도 공약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무감각해져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기 일쑤다.

군수는 지난 선거에서 120여개의 공약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중에서 40여개만 공약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나머지 80여개의 공약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당선되고 나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공약으로 집어넣어 공약 실천률을 높여 홍보하고 있다.

군의원 후보들의 공약은 참 가관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마치 자신들이 군수라도 된 것처럼 ‘길을 내주겠다.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등의 공약을 남발했다. 군의원은 군수가 추진하는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면서 정책이나 행정행위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조언을 할 수 있을 뿐 예산을 집행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자신이 뭐를 해 주겠다고 하는 것은 월권이고 빌공자 공약空約에 불과한 것이다.

선거 때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합당한 공약인지에 대해서 누군가는 검증을 해야 한다. 그 역할은 언론이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충분치 못한 인력으로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다 해내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결국 행정과 의회를 감시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행정도 의회도 언론도 아닌 순수한 민간인이 조직적으로 감시해야 위정자들은 그나마라도 똑바로 가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군수나 군의원들이 지키지도 못할, 말도 되지 않은 공약을 남발했는데도 군민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지역발전은 물론이고 좋은 인재를 우리의 일꾼으로 세우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다. 군민들의 무관심은 위정자들에게 나태함과 부도덕을 심어준다. 군민이 군수나 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하는지 못하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 당선자들은 유권자인 군민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제는 군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선출한 군수가 공약은 잘 지키고 있는지, 불요불급한 예산을 편성하지는 않고 있는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등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또 도, 군의원이 선거 때 한 공약은 잘 지키고 있는지, 의원들이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며 밥값은 하고 있는지 우리는 감시의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이제 군민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순수한 민간조직인 시민단체(NGO)를 결성해서 올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잡아 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가 됐다. 행정, 의회를 언론과 함께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단체의 탄생은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주민의 삶의 질은 높이는 이 시대의 절실한 요구이다.

저작권자 © 장성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