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 도입이 시급하다

민제호(광주여자대학교 교수)

먼저, 전자건강보험증란 무엇인가? 현 종이로 발행하는 건강보험증을 대신할 차세대 보험증(IC칩 부착 카드)으로, 사진 ․ 이름 등 최소한의 정보만 보험증 표면에 표기하고 암호화 기능이 내재된 전자칩에 저장하여 발행되는 IC카드다.

병원 방문시 병원에 설치된 단말기에 환자 본인이 터치하면 의사는 환자의 진료정보를 참고해 진료 및 처방을 내리고, 그 내역이 카드에 저장되어 약국의 약처방으로 이어지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만성질환과 약물 알레르기, 기존의 처방내역을 확인 할 수 있어 약물 오남용이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음은 물론 타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중복검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 그 장점이 매우 크다.

일례로 불안과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던 메르스 사태를 상기해 보자. 사회 전반에 미친 메르스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까지 1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36명이 목숨을 잃었고, 병원에 갔다고, 환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강제 격리된 인원은 1만 6,700여명에 달했으며, 국민이 입은 정신적 물적 피해와 사회적 손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만약 이번 메르스 사태 이전에 전자건강보험증이 도입되어 있었다면, 14번째 메르스 환자가 자신이 입원 진료 받은 병원에서 80명 이상을 감염시켜 2차 대유행을 촉발 시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14번 환자가 입원할 당시 1차 유행지인 평택 소재 병원을 거쳐 왔다는 사실을 전자보험증에 저장된 진료정보에 의거 병원 접수단계에서 미리 파악해 선제조치가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건강보험증은 이러한 장점 이외에도 환자의 약물 사용정보, 혈액형 등을 수록해 응급상황발생 시 환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정보 파악을 통해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에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다른 의료기관 진단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가 의료장비의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줄일 수 있어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효율적일 것이며, 사진과 성명으로 환자 본인여부를 식별하게 되면 증대여, 도용의 부정수급 방지와 재정 누수를 막아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환자가 IC카드를 분실할 경우 민감한 의료정보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며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독일·프랑스·대만 등 전자건강보험증을 이미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국가의 사례를 보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그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전자건강보험증의 도입은 위와 같이 감염병 확산을 막고 건강보험증 부정사용에 따른 재정누수를 차단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는 유용한 제도이므로 도입할 실익과 명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단점이 있다면 이를 시행하는 나라의 운영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를 보완하여 하루속히 도입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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