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칼럼

한국의 조세부담률 너무 낮다

우리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일까요 낮은 수준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너무 낮은 수준입니다.

국가 간에 세금부담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는 조세부담률이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7.8%였습니다. 이는 OECD국가의 평균조세부담률 25% 수준보다 과도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한 국민부담률 역시 우리는 OECD최하위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고 저출산 고령화와 양극화 심화로 인해 그 어느 나라보다 재정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세금을 이렇게 적게 걷는 것은 재정의 역할을 포기하거나 빚 얻어서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매우 무책임한 자세입니다.

왜 이렇게 조세부담률이 낮은 것일까요? 이명박 정부 들어 고소득자, 대기업, 고액재산가들에 대한 대규모 감세정책 때문입니다. 참여정부 말인 2007년에 조세부담률이 19.6%였는데 짧은 기간 동안에 2%p가까이 낮아졌습니다.

조세부담률이 이렇게 낮은 데도 왜 일반 국민들은 세금이 무겁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세금부담이 불공평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부자감세 정책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월급쟁이 증세, 담뱃값 인상, 자동차세와 주민세 인상 등 서민증세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낮은 조세부담률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무엇일까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2008년부터 8년 연속 재정이 적자이고 적자규모가 196조원에 이릅니다. 이 기간 동안에 국가부채가 280조나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가면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만을 주장합니다.

재정은 자본주의 국가가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우리 재정은 OECD국가 중에서 재정의 소득재분배기능이 최하위수준입니다.

세금을 많이 걷는 것도 큰 문제지만, 우리처럼 나라살림을 뒷받침하지 못할 정도로 적게 걷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적정 세부담 수준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저부담 저복지’에서 ‘적정부담 적정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빚을 넘겨주지 않는 국가백년대계의 길입니다.

이용섭

1951년 함평 출생

전남대무역학과 졸업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제18,19대 국회의원

전, 민주통합당 정책위원장

전, 건설교통부 장관

전, 행정차치부 장관

전, 관세청장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별명 :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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