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군민의 눈물을 누가 닦아 주나?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고속철도 주변 주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누구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없어 속수무책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철도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설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 시설로 인해 고통을 받는 국민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 맞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장성군민들에게 호남고속철은 ‘눈물의 고속철’일 뿐이다. 과연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누구일까?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KTX가 굉음을 내며 달린지 50일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지금도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피해 유형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고속철 인근 주민들은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편안한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가축이나 주택에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본지 지난 호에도 지적했듯이 고속철도 교량 주변에서는 일조량이 부족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 이 뿐이 아니다. 집을 내놔도 팔리지도 않고 땅 값이 하락했다. 하지만 모두 강 건너 불구경이다.

피해주민들의 호소는 방송과 언론을 타고 계속되고 있는데, 장성군에서는 상황을 파악하려는 미동조차 없다. 군민의 고통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역구 도·군의원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도 예외로 칠 수는 없다.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이들은 과연 이 사실을 모르는 있을까? 아니다.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더 큰 문제다. 알면서도 복잡하고 난처하니까 모른 채 하고 있는 것이다. 몇 몇 의원들은 현장에 나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황룡면 한 주민은 "선거 때가 되면 표 달라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하더니 누구하나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고속철 주변 군민들은 고속철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장성군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장성군의회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거론한 바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결론은 없다. 피해를 당하고 있는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최소한 군민을 대변한다는 군의회에서는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작 장성군은 뭘 했을까? 모 방송국에서 고속철도 주변 주민들의 피해를 취재하기 위해 나왔을 때 군청 관계자가 현장에 나가본 것이 전부다. “민원이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는데 뭘 하냐”는 군청 직원의 말에 실망감을 금할 수가 없다.

많은 군민에게 다양한 형태로 피해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해 농가가 피해를 입었을 때처럼 최소한 현장에 나가 사진이라도 찍는 척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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