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묵힐 수 없어 농사짓는다-남면 녹진리

 땅콩 수확하는 농민

땅을 묵힐 수 없어 농사짓는다-남면 녹진리


남면 녹진리에는 땅콩수확이 한창이다.

수 십 명의 아주머니들이 뿌리에 붙은 땅콩을 탈탈 털며 따내 바구니에 담는다.

엊그제 추석이 지난 초가을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열은 한여름 뙤약볕만큼이나 따갑고 무덥다.

아주머니들은 한 땅콩을 따더니 맨 바닥에 덥석 주저앉아 새참을 먹는다. 새참메뉴는 고구마다. 주인아주머니는 물을 챙겨오는 것을 잊어버렸다. 4바퀴가 달린 오토바이에 요란하게 시동을 걸더니 어느새 물을 가져왔다. 


새참을 먹는 동안 주인아저씨가 땅콩을 싣고 갈 경운기를 몰고 온다. 경운기는 어디가 아픈지 요란한 굉음을 낸다.

  

공영부(67세/주인아저씨)씨는 오래 전부터 넓은 면적에 땅콩농사를 수년째 지어오지만 돈을 많이 벌 욕심을 버린 지 오래 된 듯하다. 공씨는 “땅을 묵힐 수 없고 그렇다고 딴 작물을 심을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농사를 짓는 것뿐이다. 농사 안 지으면 잡초 밭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이것이 농촌의 현실이 돼 버렸는데도 공영부 농민은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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