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도시, 장성’ 네이밍 바탕 12개 디자인 제시
계절 브랜드 ‘가을’ 선점 주목… 전문가들 “장성의 자연‧관광 매력 살릴 것”
‘도시’는 사전적 아닌 상징적 의미… 외부인, 젊은층 선호도 고려해야

장성군이 지난 12일 군청 2층 상황실에서 ‘도시브랜드 개발용역 2차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김한종 장성군수, 군의원을 비롯해 전문가, 언론인, 지역민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2차 중간보고회에서는 앞선 10월 전문가 회의 내용을 반영한 네이밍 개발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끌었다. 용역 수행기관인 비아이앰플랜스가 ‘가을’을 핵심과제로 도출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가을의 도시, 장성’을 브랜드 네이밍으로 한 12개 디자인을 제시했다. 이어서 전문가, 언론인 등 참석자 의견을 청취했다.

6월부터 도시브랜드 개발 본격화… 1차 보고회, 전문가 회의 진행

장성군이 도시브랜드 개발을 본격화한 시기는 올해 6월부터다. 개발 용역을 시작한 군은 기초자료 조사, 설문조사, 관계자 인터뷰 결과 등을 분석해 최초 9개 네이밍 안을 도출하고 1차 보고회를 열었다.

회의 결과, 학문분야 네이밍이 다소 많다는 지적과 함께 △쉽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네이밍 △장성의 아름다운 자연과 계절을 담은 네이밍 등을 추가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군은 이를 토대로 △장성의 유산(자연, 역사) △소통 △학문 3개 분야 15개 네이밍을 추가 개발하고, 10월에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내용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의견은 ‘교육’이나 ‘학문’을 장성의 정체성으로 가져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었다. ‘문불여장성’으로 대표되는 역사성은 분명하지만, 현재 상황은 자녀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이사하거나 타 지역에서 사교육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지역의 특장점으로 내세우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의병도시’, ‘행복도시’, ‘힐링’ 등의 네이밍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 브랜드나 슬로건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 차별성을 갖기 어렵고, 마케팅 활용 면에서도 효과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자연, 관광 연계… ‘가을’ 네이밍으로 의견 수렴

전문가들은 외부에서 바라본 장성군의 강점은 수려한 ‘자연’과 ‘관광’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선 이를 바탕으로 한 네이밍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용역 수행기관의 조사 결과도 일맥상통했다. 설문, 인터뷰, 빅데이터 등을 종합한 결과 내부적으로 장성군민의 인식은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전국 조사에서 나타난 장성의 인식은 ‘자연친화도시’가 크게 우세했다.

이 과정에서 수렴된 네이밍이 ‘가을’이다. 백양사, 축령산, 장성호 등을 품고 있는 장성군은 가을 여행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성의 군목(郡木)이 ‘단풍나무’, 마스코트가 ‘단풍동자’와 일맥상통한 부분이기도 하다.

‘가을’분야 네이밍 선호도 높아

전문가 회의 의견을 반영한 네이밍 안은 자연관광분야 2건(가을의 도시 장성, 장성에 물들다), 소통분야 1건(다정다감 장성), 학문분야 1건(문리장성) 총 4건으로 압축됐다.

군은 11월 초 4개의 네이밍 안으로 전국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장성에 물들다(44%)’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가을의 도시 장성(25.5%)’이 뒤를 이었다. ‘자연․관광’ 관련 네이밍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앞선 전문가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뒷받침했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관광, 장성의 가을’을 브랜드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어서 2개의 네이밍 안 가운데 각인성, 상징성,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을의 도시, 장성’을 채택하고, 디자인 개발을 추진했다.

‘가을의 도시, 장성’ 네이밍… 꾸준한 소통으로 도시브랜드 완성 추진

12일 열린 ‘도시브랜드 개발용역 2차 중간보고회’에서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부각됐다. 첫째는 ‘인구 5만 장성군의 네이밍에 ‘도시’라는 표현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밍에서의 ‘도시’는 농촌과 비교되는 사전적 의미가 아닌 ‘사람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상징적 의미”라며 “△20~30대 젊은 층의 공감 유도 △자연경관 이외의 발전적 모습에 흥미 유발 △향후 영어 표현에서 시티(city) 활용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계절의 매력이 아닌 ‘가을’이라는 계절로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문희용 한세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는 “다른 계절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을’ 하면 장성이 생각나도록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모든 것을 다 담으려 하면 오히려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흐려지고 막연해진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시브랜드는 여러 가지 장점 중에 한 가지를 선정하고 확장해 나가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인겸 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국내에선 계절을 주제로 한 비아이(BI, 브랜드 아이덴티티) 사례가 없다”면서 “장성이 ‘가을’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한다면 다양한 장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무총장은 “가을이 지니고 있는 풍요로움, 수확의 계절, 독서의 계절, 낭만‧감성의 계절과 같은 다양한 이미지들을 고려할 때 충분한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도시브랜드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외부인들에게 장성을 널리 알리고, 그들의 발길이 장성으로 향하도록 만들어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향후 마케팅 전략을 꼼꼼히 살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도시브랜드를 완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장성군은 기존의 도시브랜드인 ‘홍길동’, ‘옐로우시티’, ‘문불여장성’을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각 도시브랜드마다 선정 당시 장성군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역사성을 내포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으며,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소모를 막겠다는 의도다. 홍길동테마파크, 홍길동체육관, 옐로우시티스타디움, 옐로우마켓 등 기존 시설물을 명칭 변경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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