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대로 갈재 ‘명승’ 조건 더욱 더 높여 줄 듯

일명 '사내바위'
일명 '사내바위'

북이면 원덕리(산39-1)에서 정읍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삼남대로 갈재(三南大路 葛岾)’다. 갈재에는 ‘갈애’라는 기생에 관한 사랑과 슬픔의 이야기 ‘갈애바위’ 전설이 있는데 이번에 갈애를 사모하며 슬픈 눈으로 지켜보는 한 사내의 얼굴이 연상되는 일명 ‘사내바위’가 주민들 눈에 띄어 갈애바위의 전설에 한 획이 더해졌다.

삼남대로 갈재의 삼남대로는 한양과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라는 삼남을 잇는 도로를 말한다. 갈재는 현재 옛길의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고, 한양으로 가는 중요한 교통로였다는 점이 역사적 가치로 인정받아 2021년 12월 8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갈애바위의 전설>
갈애바위의 전설은 기록된 문헌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동소이하다. 문화재청(펴낸곳:대동문화재단)에서 발행한 『호남 문화유산 이야기 여행』에 기록된 내용을 요약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 년 전. 장성 목란 마을 갈재 고개 아래에 주막집이 하나 있었다. 그곳은 한앙으로 가는 길목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 주막에서 묵어갔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주막의 여주인 안씨 부인이 꿈을 꾸었다. 갑자기 갈애바위를 오색이 영롱한 구름이 에워싸더니 갈애 바위틈에서 18세쯤 되어 보이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인 하나가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안씨 부인은 열 달 후 아기를 낳았다. 이름을 ‘갈애’라고 지었다. 갈애는 커갈수록 용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웠고, 시문과 가무에도 뛰어났다. 주막에 들른 선비들은 갈애의 미색에 반해 과거도 포기할 정도였다. ‘전라도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려고 한양으로 올라오는 도중에 장성 갈재 목란마을을 지나다가 그 곳 주막집 딸 갈애라는 처녀에게 반해서 과거를 보지 않고 허송세월을 하는 자가 많다’는 이야기가 임금의 귀에 들어갔다. 임금은 한 장수를 시켜 갈애의 목을 베라고 명했다. 그 장수는 갈애를 보자마자 마음이 변했다. 궁궐에서는 갈애의 목을 베러 간 장수가 돌아오지 않자 임금은 선전관을 불러 그들을 죽이고 돌아오라고 명했다. 어명을 받은 선전관은 장수의 목을 치고 다시 갈애의 얼굴을 내리쳤다. 주막은 선혈이 낭자했고 죽어 넘어진 갈애의 얼굴은 칼에 찔려서 눈이 일그러져 있었다. 괴이한 바람소리와 울음소리가 허공을 맴돌았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이 갈애바위에 가보면 이상하게도 바위가 사람의 형상으로 변했고 눈 한쪽이 일그러져 있었다. 지금도 갈애바위는 그 옛날의 슬픈 사연을 말해 주는 듯 갈재 고개 근처 절벽에서 우는 듯 웃는 듯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갈재 명승 지정 후부터 ‘사내바위’가 보이기 시작>
갈재 주변은 경관이 빼어난데다 갈애바위를 비롯해서 전남유형문화재 원덕사 미륵석불 등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21년 12월 갈재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명승 지정 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갈애바위를 바라보는 사내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북이면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 정차균 팀장은 “언젠가 쾌청한 날에 동료 여직원이 ‘가래바위 주변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에 가래바위를 슬프게 바라보는 남정네 얼굴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유심히 살펴보니 정말 두 눈에 뭉뚱한 코와 얼굴이 보였다”면서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충분해 보이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을 구현해 갈애바위와 함께 관광 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덕1리 이재두 이장은 “‘사내바위’는 갈애라는 기생에 얽힌 갈애바위와 무관치 않은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사내의 얼굴이 갈재 명승 지정 이후에 보인 것이 예사롭지않다”면서 “‘사내바위’가 명승으로 지정된 갈재, 그리고 갈애바위와 함께 관광 상품으로 발전돼 우리 고장의 소중한 문화 자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명 ‘사내바위’는 갈애를 한없이 사모하며 슬픔에 빠져있는 한 사내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미 슬픔이 깃든 갈애바위와 잘 어우러진 ‘사내바위’의 출현이 지역의 관광 상품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사내바위’가 삼남대로 갈재의 명승 조건의 가치를 더욱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갈애바위와 사내바위
갈애바위와 사내바위
북이면행정복지센터 정차균 팀장이 갈애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명 '사내바위'를 가리키고 있다.
북이면행정복지센터 정차균 팀장이 갈애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명 '사내바위'를 가리키고 있다.
갈애바위
갈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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