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닷컴 발행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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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많은 행사들이 취소됐다가 엔데믹 후 여기저기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참석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소중한 시간을 뒤로하고 행사를 축하하고 그 의미를 더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은 사람마다 참석한 귀빈을 호명하는 이상한 행사장 인사말 문화가 조성돼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행사에서 참석한 귀빈들을 호명하는 것은 행사를 주최한 입장에서 감사의 의미로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축사, 격려사 등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인사들까지도 경쟁하듯이 반복적으로 귀빈들을 호명한다. 이것은 참석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반복적인 호명은 행사 시간을 낭비하고, 행사 시간을 길게 해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할 수 있다. 또 행사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

어제 홍길동무 꽃길 축제 개막식에서 귀빈을 반복적으로 호명하는 문화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분출됐다. 군수가 단상에 올라가 환영사를 하면서 참석한 귀빈들을 호명했다. 그다음 국회의원이 무대에 올라가 귀빈들을 호명하다가 관객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그 후로 군의회 의장이 무대에 올라갔다. 관객들은 미리 함성으로 의장의 입을 막아버렸다. 의장은 작성해온 인사말을 다 읽지도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행사는 유명 가수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지만, 대체로 지역민들이 참석하고 지역사회단체장들이 참석한 행사에서는 반복적인 귀빈 호명에도 감히 불만을 표현하지 못한다.

행사장에서 반복적인 귀빈 소개문화 이제는 끝내자. 행사 시작 시점에서 한 번 소개하고 하객으로 참석해서 인사말을 하는 귀빈은 행사에 맞게 자신이 해야 할 말만 하자. 귀빈을 소개할 입장에 있지 않다. 축사를 하는 인사가 귀빈을 호명하는 것은 행사를 축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호명하는 사람에게 귀감을 사려는 것일 뿐이다. 이제 행사장에서 참석한 귀빈 소개는 주최측에서 단 한 번으로 끝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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