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닷컴 발행인 겸 편집국장
장성닷컴 발행인 겸 편집국장

장성닷컴이 장성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뉴스로 전한지가 22년째가 됐다.

2001년 1월부터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화질은 좋지 않지만, 지난 22년간 지역민의 다양한 생활상을 순간순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자료는 장성 역사의 기록물로 평가할 수 있다. 만약 기록하지 않았다면 모두 잊혀진 과거로 사라졌을 것이다.

지난 22년 동안 취재해온 과정에서 기록된 자료는 상당하다. 단지 그동안 역사적 가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취재를 위한 기록을 해 왔기 때문에 계획적이지 못했고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했다.

장성닷컴은 2023년 새해 ‘아카이브(archive)’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를 화두로 던지고자 한다. ‘아카이브’는 우리말로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 ‘기록보관소’를 뜻한다.

‘아카이브’가 기록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면 아카이브에 보관될 기록물을 수집되고 선별·기술되어 서비스되는 과정을 아카이빙(archiving)이라고 하고 아카이빙이 될 수 있도록 기록물을 수집하는 사람을 아키비스트(archivist)라고 할 수 있다. 아키비스트에 의한 오늘의 기록물은 역사적 소중한 자산이 된다. 또 이 기록물은 무엇을 어떻게 수집해서 기록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 역사적 평가와 가치가 달라진다.

기록은 모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나주에 가면 유명한 곰탕집이 있다. 3대째 이어온 이 식당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식당에는 1910년 개업 이래 112년간 전통을 증명하는 기록물인 당시의 사진이 연도별로 전시돼 있다. 이 식당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사관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천재지변 등 다양한 일들을 기록한 사초로써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매우 높은 보물이다.

국가에서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국민 개개인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됐다. 그리고 다시 복원했다. 기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주 황룡사가 소실된 후 복원하지 못한 것은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기원전 600년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정전기 현상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 후로 전기는 수많은 과학자에게 연구의 대상이 됐고 그 과정은 기록됐다. 그 기록을 바탕으로 전기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오늘날 인류에게는 전기가 공기처럼 중요해 졌다. 지금도 전 세계 과학자들은 미래 인류를 위해 연구 과정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기록하는 것도 역사고 과학자들이 연구 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역사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기록하면 역사다.

장성닷컴은 2023년을 ‘아카이브’ 원년으로 선포한다. 지난 22년간 기록해온 자료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의 공동체를 유지·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지배층이나 공공영역보다 기층 지역민의 생활상을 더 많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행정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며 마을기록활동가(아키비스트)를 양성해 그들과 함께 장성 향토문화의 근간을 지키는 일에 본격적으로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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