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닷컴 발행인 겸 편집국장 이태정
장성닷컴 발행인 겸 편집국장 이태정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이어서 화가 나는 것인지, 아니면 농협에서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지, 마음이 답답하다.

오늘 오후 2시 45분에 농협군지부를 방문했는데 일을 마치고 나오는 시간이 오후 4시 24분이었다. 통장을 새로 개설하는데 무려 1시간 29분이 걸렸다.

농협을 방문한 목적은 법인명과 대표이사가 변경돼 통장을 새로 개설하기 위한 것이었다. 방문 후 20여 분 대기 후 내 번호표 148번을 호출했다. 담당 직원은 김00 남자 직원이다. 첫 이미지에서 초보임을 직감했다. 친절함은 찾아볼 수가 없고 표정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모니터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 컴퓨터 자판 위 손가락은 거의 독수리타법에 가까웠다.

오후 3시 29분이 되니까 농협 정문 셔터가 내려졌다. 조용하게 창구 옆 직원에게 말했다. “다른 직원이 와서 도와주면 안 됩니까? 빨리 좀 했으면 좋겠네요”라고 요청했다. 그 여직원은 혼잣말하듯 “빨리 해드리세요”라고 말한 후 자신의 의자를 지켰다.

시간이 흘러 남아있던 몇 명의 고객마저 퇴장했다. 다른 고객은 없다. 화가 났다.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누가 좀 도와주면 안되요?”라고 큰소리를 쳤다. 다른 직원이 오더니 노련한 손놀림으로 자판을 눌렀다가 마우스를 잡았다를 반복하면서 매끄럽게 일이 처리됐다.

무려 1시간 29분이 지나서야 통장이 새로 개설됐다. 김00 직원은 모기소리만하게 “다됐습니다”라고만 말할 뿐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다.

농협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군지부장에게 전화로 물었다. “김00 직원이 공채로 입사한 것 맞냐?”고 물었다. 군지부장 왈 “얼마 전에 공채로 입사했다”면서 “신규직원이다 보니까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지 않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정성은 없어 보였다.

오늘 농협장성군지부에 가는 시간이 1분만 늦거나 빨랐어도 다른 직원을 만났을 것이고 최소한 1시간 가까이 낭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 김00 직원에게는 업무를 미숙하게 처리해 고객의 시간을 빼앗아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전혀 없다는 것에 아쉽고, 이렇게 업무처리 연습이 덜된 직원을 객장에 앉혀놔 고객에게 피해를 끼치게 한 군지부장에게도 큰 아쉬움을 갖는다.

오후 3시 30분이면 셔터문을 내리는 농협장성군지부에게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겠지? 아마 머지않아 오전 근무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씁쓸할 뿐이다.

농협군지부에 방문시 번호표(왼쪽)와 퇴장시 찍은 군지부 객장 내 시계번호표에는 14시45분, 퇴장시 사진에는 오후 4시 24분(16시24분)을 알리고 있다.
농협군지부에 방문시 번호표(왼쪽)와 퇴장시 찍은 군지부 객장 내 시계번호표에는 14시45분, 퇴장시 사진에는 오후 4시 24분(16시24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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