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삼계고 기숙사 문제 지역지도자가 나서야

삼계고등학교가 기숙사 문제로 또 다시 존폐위기에 처해 풍전등화와 같은 신세다. 학교 선생들과 학부모들이 좌불안석이다. 하지만 정작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전라남도교육청은 느긋하다.

삼계고는 지난 2011년 전까지는 보통과 등 2개과가 있었는데 학생수를 채우지 못해 폐교 위기에 처해 있었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2개 과를 폐과하고 예비 부사관을 양성하는 ‘부사관과’ 신설을 승인했다. 이때 기숙사 건립도 약속했었다.

2012년 정식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다. 그러나 기숙사는 건립되지 않고 인근 임대아파트를 얻어 사용해 왔다. 물론 도교육청에서 정식으로 기숙사로 인정해 주고 운영비까지 지원해 주었다. 2013년 도교육청은 삼서중과 삼계중을 통폐합하여 삼서중이 삼계중으로 옮기고 삼계중학교에 있는 삼계고등학교를 삼서중학교 자리로 옮기는 안을 계획했다. 그리고 이 안을 삼서, 삼계 주민들에게 선보였다. 이때 삼서주민들은 찬성했지만 삼계주민들이 매우 심하게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 후로 지역여론에 민감한 도교육청은 삼계고 기숙사에 관해서 냉정한 반응으로 보였다. 학교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도교육청에서 작년 말 공문이 왔는데 ‘앞으로 기숙사 지원은 없다. 신입생 모집요강에도 기숙사 지원 안된다는 문구를 넣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공문을 받은 학교측에서는 기숙사 지원도 끊기고 신축도 어렵다면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려 학교 존폐 위기까지 오지 않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입학을 문의하는 학부모들은 기숙사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숙사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측에서는 차후 민원을 대비해 ‘기숙사는 임대아파트이고 임대비는 학부모 부담이다’는 안내를 해준다. 상담분위기는 갑자기 썰렁모드로 돌아선다. 심지어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교 모 선생은 모든 지원이 끊겠다면 도교육청이 신입생을 받지 마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며 눈물마저 글썽였다. 신설(부사관과)학교이면서 전국에서 최고의 합격이라는 성적표를 받기까지는 선생님들의 특별한 열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미뤄 짐작된다. 주말도 반납하고 학생교육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가 더 발전되고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 폐교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얼마나 낙심이 크겠는가?

학교를 살리는 길은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삼계면민들의 반대로 인해 중학교 통폐합이 무산되면서 삼계고 기숙사도 물 건너갔다. 주민들이 교육감의 생각을 거슬러 괘씸죄에 걸려 방치되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지역민의 여론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교육감도 이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목소리 높여 통폐합을 반대했던 지역민들과 지역에서 지도자라고 하는 분들이 앞장서서 여론을 하나로 모의는 일을 해야 한다. 나복주 이사장 말대로 면민투표라도 해서 지역민의 중지를 모아 교육감에게 건의해야 한다. 그것이 삼계고를 살리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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