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 한 복판에서 서명운동이라니


이번 제9회 홍길동축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손님을 초대해 놓고 축제를 하고 있는 마당 한 가운데서 "- 민주중앙당 사무총장 각성하라", "- 싸우자 승리하자"라는 정치적이고 원색적인 현수막을 걸어놓고 서명운동을 펼쳤다는 점이다.


이번 축제는 군민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동반한 수 만 명의 관광객들이 사흘 동안 장성을 찾았다. 즐거워야할 축제장에서 그것도 축제장 한 복판에서 지극히 정치적인 구호를 걸어놓고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행사를 주관한 장성군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 


서명운동은 ‘장성살리기운동범추진본부'에서 실시했다. 이 단체는 유두석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까지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자 지지자들이 구명운동을 목적으로 급조되었다. 그리고 유 군수를 살리는 것이 장성을 살리는 것이라고 외쳤고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었다. 바로 장성군의 수장인 유 군수를 당선시킨 일등공신들이었고 유 군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추진본부는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유두석 후보가 공무원 신분으로 민주당 입당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에 대해 당원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놓고 민주당은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갈팡질팡했다는 것과 장성 민주당 핵심 당원들이 유 군수를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해 장성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유 군수를 당선무효형의 선고를 받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 민주당을 규탄하고 더 나아가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규탄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유 군수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는 것과 유 군수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지역을 분열로 몰고 가는 극한 처방일 지라도 최소한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유 군수가 취임 이후 기대 이상의 엄청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그동안 불가능 했던 민원이 해결되는 등 주변 시군에서 부러워 할 만큼 많은 예산을 확보해 일 잘하는 군수로 인정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 군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그들을 십분 이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축제장에서 ‘누구를 규탄한다'며 현수막을 걸어놓고 서명운동을 펼치는 것은 장성을 찾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이는 장성을 살리자는 명분으로 유 군수 구명을 위해 펼쳐지는 행위였고 이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권한도 유 군수에게 있었다.


만약, 민주당이나 다른 단체 또는 개인이 축제가 열리는 공설운동장에서 '누구누구는 각성하라, 뭉치자 싸우자 승리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서명운동을 펼쳤다면 행사를 추진하는 장성군에서 '즐거운 축제장에서 도움은 못 줄망정 무슨 볼성사나운 짓이냐'며 비난을 했거나 최소한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성을 더 이상 웃음거리로 만들어가는 일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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