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수확 일주일 지났는데 홈피는 개점휴업

 

황룡면 신호리 정보화마을 정보센터 전경

황룡정보화마을 홈피 “예산만 낭비”

단감 수확 일주일 지났는데 홈피는 '개점휴업'

혈세 투입 늘었지만 농민보다 관계자만 살쪄

사과, 배, 토마토, 포도, 야채, 단감 등 단 한 품목도 판매 안해


정부는 도시와 농어촌간 정보격차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농어촌정보화마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장성군은 지난 2004년 12월 황룡면 신호리에 3억원을 지원받아 건립된 ‘황룡정보화마을 정보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정보화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정보화마을은 신호리 뿐만 아니라 인근 79가구에 최신형 컴퓨터를 보급하고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는 농업기술정보와 농산물 유통정보를 쉽게 접하고 농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해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홈페이지 유지 보수비로 매년 422만원씩을 사용해 왔다. 새로 홈페이지를 만들어도 남을 돈이다. 그것도 부족해 지난해부터는 홈페이지 관리인을 두고 추가로 매월 110만원을 지급해 오고 있다. 신호리를 중심으로 인근 5개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농특산물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소득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정보화마을을 개소한지 만 4년이 지났지만, 그리고 계속해서 혈세를 쏟아 붇고 있지만, 아직도 홈페이지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일주일 전부터 단감을 수확하고 있지만 정보화마을 홈페이지에는 ‘판매대기중'이거나 ‘품절'이다. 사과, 배, 토마토, 포도, 야채, 단감 등 단 한 품목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관리가 이렇게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민을 위한 진정성이 찾아보기 힘들다.  


정보화마을인 신호리에서 단감을 일주일 전 부터 수확하고 있는 김모씨는 “정보화마을 인터넷 판매는 값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귀찮기만 하다. 공판장에 내다 팔면 판매대금도 바로 준다”면서 인터넷 판매를 꺼려했다.


또 신호리 최모씨는 “정보화마을이 농민들한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보화마을은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상생하자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회사(inbil)만 좋은 일이다. 대금 결제도 3-4달 후에 이뤄진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황룡정보화마을 홈페이지 관리자는 금년 1월부터 일하기 시작했는데 와서 보니 홈페이지 메뉴를 클릭하면 다른 곳으로 연결(링크)되기도 해서 자신이 와서 모두 수정해 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클릭이 안 되는 곳이 있어 홈페이지 관리는 꼼꼼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감을 수확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왜 아직도 인터넷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냐'는 질문에 관리자는 “운영위원회에서 회의를 통해 다음주에나 팔 계획이다”고 말해 아직도 판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관리자는 또 “농민들이 정보화마을을 꺼려하는 것은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이다”고 말하면서 “행정안전부 정보화마을 운영사업단에서 3.5% 수수료 제하고 2주 후쯤 황룡정보화마을 통장에 입금된다. 마을에서는 운영비로 5% 제하고 2-3일 후에 농가 통장에 입금시킨다”고 밝혔다. 게다가 “택배비까지 농가에서 부담해야 한다”면서 “농가는 참 억울하다”고 표현했다.


정보화마을 사업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농촌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유통마진을 줄여 농가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싸고 싱싱한 것을 먹을 수 있어 서로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농민의 말처럼 정보화마을을 운영하는 것은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관계자를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홈페이지 상단 황룡장터 메뉴를 클릭하면 원하는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는다. 

 

10월 15일 현재, 토마토, 사과, 포도, 단감, 배, 야채 등 모두 출하준비중이거나 품절이다.  

 

농민들은 단감을 선별해 공판장에 내다 팔기 위해 박스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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