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마다 고추 널려 정겨워

두월리 소갈마을과 고추따는 농민
마당마다 고추 널려 정겨워

고추가 탄저병에 걸려 절반은 죽어버렸는데도 농민은 “내년에 잘 지으면 된다”면서 느긋하다. 약도 치고 열심히 했지만 “(병이)낫지 않았다”면서 누구를 원망하거나 한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비료값, 농약값 등 농자재 값이 배는 올랐다면서 농민은 살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 8월 16일 삼서면 두월리 소갈마을 앞 고추밭에서 심기남(64세)씨와 심영순(56세)씨가 고추를 따고 있었다. 절반은 탄저병으로 죽어 있었다. 그러나 두 농민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단지 농자재값이 올라 못살겠다는 것이었다.

농촌 어디를 가나, 농민 누구를 만나나 같은 이야기다. 농자재값이 올랐으면 농산물값도 올라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농산물값은 오르지 않고 있다.

심기남씨는 요즘 고추값이 5-6천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다면서 좋은 것은 7천원까지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7천원은 희망가격인지 안 팔아봐서 모르겠다고 얼버무린다. 그리고 웃어 보인다.

마을 안에는 조용하다. 집집마다 고추가 마당에 가득 널려있어 정겹기만 하다. 저물어가는 여름 햇살과 초가을 산들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태양초 고추가 만들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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