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침수피해 없었는데...재기 의욕 잃은 농민 ‘망연자실’

김씨의 900평 포도농장 포도가 수확을 앞두고 모두 상품가치를 잃어 페기처분키로 했다.
김씨의 900평 포도농장 포도가 수확을 앞두고 모두 상품가치를 잃어 페기처분키로 했다.

삼서면 김모씨(62세) 포도(루비로망) 농장은 이번 장마로 4차례나 침수됐다. 수확을 앞둔 포도는 전량폐기할 처지에 놓였고 포도나무마저 죽어가고 있어 농민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0년간 2100평의 비닐하우스 2동에서 열정을 다해 포도 농사를 지어왔다. 한 동은 올해 수종을 신품종으로 갱신했다. 또 한 동은 작년에 수종을 루비로망으로 갱신해 오는 8월 중순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장마로 인해 비닐하우스 포도농사 자체를 포기하고 재기할 의욕마저 상실한 채 실의에 빠졌다.

지난 6월 시작된 이번 장마기간 동안 김씨의 비닐하우스 포도농장은 4차례나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 원인은 최근 바로 옆에 연동 비닐하우스가 설치되면서라는 시각이 있다. 연동하우스 설치 전에는 빗물이 분산 배출됐는데 연동하우스 설치로 빗물을 모아 김씨 포도하우스 옆 배수로로 떨어져 배수로가 유입된 빗물을 감당하지 못해 김씨의 포도하우스로 침범했기 때문이다.

이번 김씨의 포도농장 침수피해는 한 해 포도농사를 망친 것으로 끝나지 않고 포도나무가 모두 죽어가고 있어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곳에서 10년간 포도농사를 지어왔지만 침수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27일 내린 비로 침수됐고, 7월에 3번이나 또 침수돼 포도알이 성한 것 하나 없이 터져 상품가치가 없다. 게다가 나무마저 다 죽어가고 있어 모두 베어내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김씨는 또 “한 동에는 작년에 루비로망을 심어 올해 수확을 보름여 앞두고 전량을 폐기하고 있고, 올해 수종갱신한 포도나무도 제대로 성장할지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지었다. 또 김씨는 “주변 상황 변화로 기존 배수로는 밀려드는 빗물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성군에서 배수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포도농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그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같은 마을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수확을 앞두고 이런 피해를 입은 것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 봉지에 쌓여져 포도처럼 보이지만 개봉하면 한 송이도 성한 것이 없다. 전량 폐기해야 한다. 수확을 못한 피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도나무 자체가 죽어가고 있어 모두 베어내야 할 지경이다. 피해가 너무 크다”면서 “장성군은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도록 배수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고, 피해에 대한 보상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삼서면 김수영 면장은 “배수로에 대한 대책 고민하고, 자세한 피해조사로 피해보상 규정에 따라 최대한 피해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도 봉지를 개봉하면 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포도 봉지를 개봉하면 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문제의 배수로, 오른쪽에 보이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되면서 많은 비가 내리면 배수로가 넘쳐 김씨의 포도하우스로 유입돼 침수피해를 주고 있다. 김씨는 배수로가 범람하지 못하도록 기존 배수로 위로 부럭을 한 줄씩 쌓는 등 침수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 
문제의 배수로, 오른쪽에 보이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되면서 많은 비가 내리면 배수로가 넘쳐 김씨의 포도하우스로 유입돼 침수피해를 주고 있다. 김씨는 배수로가 범람하지 못하도록 기존 배수로 위로 부럭을 한 줄씩 쌓는 등 침수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 
포도송이를 싸고 있는 종이를 개봉할 때마다 여지없이 포도 송이가 터져 있다. 
포도송이를 싸고 있는 종이를 개봉할 때마다 여지없이 포도 송이가 터져 있다. 
농민은 포도 폐기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포도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 포도농사를 묘목 구입, 식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농민은 포도 폐기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포도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 포도농사를 묘목 구입, 식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포도 페기와 포도나무 제거를 위해 노동력을 투입해 하나하나 작업을 하고 있다. 
포도 페기와 포도나무 제거를 위해 노동력을 투입해 하나하나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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