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정 편집국장

이번 6.13지방선거는 끝났다.

17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군정에 반영해 보고자 해서 군의원에 출마했다가 군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군민과 함께하면서 성숙된 자세로 장성발전을 고민하게 돼 다행스럽다.

선거가 끝나고 낙선의 쓴 맛이 입안에 가득한 채 ‘낙선해서 미안하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상가를 돌며 인사를 했다. 일부 경로당도 돌았다. 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전화로 인사를 했다. 앞으로도 시간이 되는대로 모든 경로당을 돌며 인사를 할 생각이다.

오늘은 3개월 전쯤에 놓았던 기자수첩을 꺼내 놓고 장성닷컴 편집국장 겸 기자로 활동할 생각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다시 장성닷컴에 복귀한 것이다.

선거를 치르다 보니 지역을 잘 알고 군민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고 했던 말이 부끄러웠다. 아직도 생소한 지역이 있었고 많은 군민들의 얼굴도, 그분들의 마음도 잘 몰랐던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부분인가?

3개월 동안 잃은 것도 많았지만 많은 것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기록했던 수첩에는 주민들의 민원이 여러 건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왜 이런 것들이 개선되지 않았을까? 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한테 말을 해야 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17년 세월 동안 언론인으로 생활하면서 대부분 군민이 아픔을 알려왔을 때만 군민과 함께해 왔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생각했다. 자식이 부모의 안부를 묻듯이 이제는 군민이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가려운지 찾아다녀야겠다고 말이다.

지역발전을 위하고 지역민이 행복한 장성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선거에서 낙선하고 나니 ‘내가 군민을 섬기는 마음이 많이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제라도 군민을 제대로 섬기는 자세부터 갖춰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고 보니 비록 낙선했지만 밑진 선거는 아닌 것 같다. 내일은 기자수첩을 들고 무작정 군민을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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