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화 북상우체국장, 모습 드러낸 고향의 다리에서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장성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장성호 건설당시 수몰됐던 북상면의 모습이 드러나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수몰된 고향을 날마다 바라보며 생활하고 있는 북상우체국 변동화(64세) 국장은 “15년 쯤 전에는 이 보다 더 물이 빠져 당시 북상초등학교 부지가 드러나 향우들까지 방문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다리가 덩그러니 드러난 현장을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가슴속에 묻어둔 고향을 그리워했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북상우체국 변동화 국장, 수몰됐던 북상면이 장성호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옛 추억이 담긴 큰다리, 작은다리를 방문해 그리웠던 고향을 이야기 하고 있다.

변 국장은 “북상면은 장성군에서 4번째로 큰 면이었다. 면 소재지가 덕재리였는데 북하, 북상면 주민들이 매년 8.15때면 하천 가에 모여서 축구대회나 축제를 하며 희로애락을 같이 했었다”고 회상하면서 “(장성호 물이 빠져 보이는 이 다리는)일제시대 때 건립됐고, 1975년 장성호가 준공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다리를 통해 차량도 다니고, 주민들이 북하면에서 북이면을 오가는 통행로였다. 또 이 다리 밑에는 물고기가 많았는데 친구들과 물놀이하고 물고기 잡던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변 국장은 또 “하나는 ‘큰다리’, 하나는 ‘작은다리’라고 불렀다. 교량이 두 개가 있을 만큼 수자원이 풍부했다. 결국 이 곳이 장성호가 건설돼 고향이 수몰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변동화 국장은 북상면 덕재리에서 태어나 북상초등학교를 24회 졸업했고, 1998년부터 현재까지 장성호 상류에 소재한 북상우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날마다 장성호에 잠겨있는 고향을 바라보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변동화 국장이 어린시절 물고기 잡고 놀았던 추억의 작은 다리 옆에서 포즈를 위하고 있다.
여시바위에서 본 북상면 옛 터
15년 전에는 저 멀리까지 물이 빠져 북상국민학교터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은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장성호 상류에서 바라본 물빠진 장성호 풍경
변동화 국장이 수몰된 북상면 덕재리의 뿌리를 잇기 위한 뜻에서 장성호 상류에 '덕재마을'을 만들었다.
저작권자 © 장성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