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집 팔고 이사 가려해도 집이 안 팔려요


고속철도 피해 현장을 가다

② “집 팔고 이사 가려해도 집이 안 팔려요”

황룡면 장산2구 “무지하게 시끄러워요”

“시끄러워서 못살겠어요. 무지하게 시끄러워요. 벼도 안 익어요. 집 팔고 이사 가려고 해도 누가 집 안사가요”

고속철도와 3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살고 있는 황룡면 장산2구 정모(68세.여)씨의 말이다.

장산2구는 30호 이상이 살고 있는데 마을 대부분이 고속철도와 100미터 이내 거리에 있다. 공사당시부터 소음이 상당했을 법 한데 그동안 피해 보상 한 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정씨는 “마을에 대부분 노인들만 살고 있기 때문에 동네에서 주민들 간 언성을 높일 뿐 대책을 마련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의 주장은 소음피해 뿐만이 아니다. “논에 그늘이 져 벼가 익지 않아요. 오전 11시 반이 넘어야 해가 비치는데 벼가 잘 익겠어요? 또 집을 팔고 떠나고 싶은데 집이 팔리지 않아요”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시끄러운데 누가 집을 살려고 하겠어요? 피해가 이것저것 말도 못해요. 비오면 집이 침수돼요.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네요. 투표할 때만 굽실거리고 다니제…”라면서 선거직에 있는 정치인들을 원망했다.

정씨는 또 “땅 사들일 때는 공사하고 남은 땅은 농사지어 먹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 해 놓고 공터에다 꽃을 심어 놨데요. 그것까지 뺏어가냐고요. 콩 팥이라도 벌어먹게 놔두지…”라면서 매우 서운해 했다.

또 정씨는 “군에가서 말했더니 자기들은 모른다고 하데요. 알고보니 수통하나 놓을 때도 군에서 나와 지시하더만…”

바로 옆에 사는 차모(75세.여)씨는 “말도 못하게 시끄러요. 집이 다 울려요. 보상금 한 푼도 못 받았어요. 딴 동네 다 줬다는데, 왜 이 동네만 안주냐고요?”라고 말하면서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실제 누군가 보상금을 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런 소문으로 인해서 주민들끼리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난 5월 초 “장산2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진위 파악차 취재를 요청하는 제보가 있었다. 누군가 보상금을 받아 챙겼다는 이야기다. 장산2리 주민들은 서로 말을 아끼면서 그 진위 여부가 밝혀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장성읍 김모씨는 “고속철로 인한 피해는 장성군과 의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고 국회의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해결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시골 노인들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장성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