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면서...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가 끝났다. 하지만 그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행정자치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로 나눠서 군청 실과소를 대상으로 일주일여 동안 현장을 방문, 질의·답변 순으로 진행되었다.

감사결과 행자위에서는 시정1건, 주의 3건, 개선 6건이었고, 산건위에서는 시정, 주의조치는 없고 개선3건에 그쳤다. 그리고 각각 권고 26건과 41건, 건의 1건씩 조치했다. 군의회는 역할을 충실히 했고 발전하는 의회가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조치 내용을 살펴보면 차상현, 김회식 두 의원의 질의에서 비롯된 것이 절반을 넘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매일같이 의회 사무실에 출근해서 예산서와 담당 공무원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며 공부하는 의원이 있었다. 이 들 의원들의 질의는 다른 의원들과 확연하게 비교되었다. 그 중에서 차 의원의 질의는 깊이가 있고 예리해 답변하는 공직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몇 몇 의원의 경우는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했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군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공무원을 능가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해도 부족할 판에 전혀 공부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공무원들이 제출한 자료만 놓고 그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다른 의원이 예리하게 지적하면 뒷북치며 질의도 아니고 지적도 아니고 단순히 자신의 생각이고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아무 의미 없이 발언권만을 소비해 버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이 해야 할 일은 총평에서 밝혔듯이 질의 답변을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충실히 하는 것이다. 하지만 놀고먹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이번 행정사무감사도 그들로 인해 열심히 한 의원들까지 도매금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게 생겼다.

답변하는 공무원도 문제다. 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 전에 질의할 내용에 대해 자료를 요청한다. 당담 공무원은 자료를 준비해서 의원들에게 제출한다. 의원들은 대부분 그 자료를 토대로 감사를 실시하게 된다. 그런데 답변석에 앉은 실과소장은 자신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참석하는 경우가 있었다. 의원들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공무원이 반성하기 전에 의원이 먼저 각성해야 할 문제다.

장성군의회 의원은 최근까지 의정활동비로 년 3천150만원을 받아왔다. 물론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정도 보수면 직업이다. 법정 회기 일수는 120여일이지만 회기가 아닐 때도 주민과 접촉하며 의원으로서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십 년씩 공직생활을 한 공무원의 실력을 능가할 만한 부단한 노력도 있어야 한다.

내년에 또 있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원들에게 수준 높고 송곳 같이 예리한 질문을 기대하고, 공무원들에게는 준비 부족으로 답변조차 하지 못하고 진땀을 빼는 한심스러운 풍경이 재연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발행인.편집국장 이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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