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퇴비공장 문제 이제 합의점 찾아야

장성읍 안평마을에 들어설 퇴비공장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집회가 3개월째 계속되고 있어 우리 지역의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안평마을에서 3~400여m 전방에 퇴비공장이 건립되는 것을 반대하는 안평 주변마을 주민들이 군청앞에서 매일 확성기를 통해 구호를 외치거나 음악을 틀어놓고 징을 치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이유는 ‘친환경단지에 퇴비공장은 안 된다.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추진했다. 주민을 무시했다. 허가를 취소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또 일부 주민들은 ‘왜 하필이면 안평마을 앞이냐? 민가가 없고 인적이 없는 곳에다 하라. 황룡강 옆이라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 주변에 친환경으로 딸기 농사를 짓는데 피해가 있을 것이다. 차량이 드나들면서 먼지 피해가 있을 것이다. 마을에서 가까워 악취 피해가 있을 것이다. 땅값이 하락할 것이다’는 등의 이유도 있다.

대부분 자기 마을에 퇴비공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반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은 님비현상(우리 동네는 안 된다)으로 지역이기주의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퇴비공장하면 축산분뇨를 쌓아 놓아 악취를 풍기고, 파리가 들끓고, 미관을 해치고, 침출수가 흘러 환경을 오염시키는 시설로 혐오시설임에 분명하다.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퇴비공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님비가 아닌 핌비현상(제발 우리 동네로 오세요)이 발생하는 곳도 있다. 왜냐하면 요즘 건설되는 퇴비공장은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도 없고, 내부에서 발생되는 냄새가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완전 밀폐형에다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악취방지시설’까지 갖춰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고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악취 등 큰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배척하는 시설을 자신들의 마을로 끌어들인다. 대신 마을 발전이 되고 주민 소득을 위한 인센티브를 함께 요구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고 땅 값까지도 상승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에서는 지난 2011년 퇴비공장(경축순환자원화센터) 부지 선정에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영천시에서는 주민들과 함께 충남 논산 자연순환농업센터(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와 전북 무주 경축순환자원화센터를 견학하는 등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주민들은 시설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퇴비공장이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다고 판단하고 사업에 협조적이었다고 한다.

무주군 장기리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퇴비공장 유치를 원했다고 한다. 장기리 이장은 ‘진도리에서 똥공장이라며 거부 할 때, 콩, 팥을 심어 수익 창출은 한계가 있으니 주민 소득을 높이기 위해 90% 이상이 찬성해서 유치하게 되었다’고 알려졌다.

전북 무주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우분(소분뇨)을 주원료로 한 퇴비공장이다. 주변 50여m 떨어진 곳에는 마을이 있고 300여m 반경에는 민가뿐만 아니라 무주농협에서 101억을 투자해서 퇴비공장을 비롯해서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친환경벼건조장, 육묘장 등 시설이 빼곡히 차 있다. 이런 시설이 있는 주변을 일컬어 ‘반딧불 광역친환경농업단지’라고 부른다.

이 마을 이장은 “퇴비공장이 마을에 주는 피해는 전혀 없고 오히려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서 “마을에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가 있어 소량의 농산물까지도 유통센터에 가져다주면 다음날 통장으로 돈이 들어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고, 땅값도 몇 배 올랐다”고 말했다.

농촌지역에서 가축 분뇨를 이용한 퇴비공장은 꼭 필요한 시설임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게다가 작금에는 과거와 달리 가축분뇨 해양투기가 금지되었다. 축산업을 하는 농가와 가축분뇨퇴비를 필요로 하는 농민들에게는 가축분뇨자원화시설(퇴비공장)이 절실하다.

안평퇴비공장 문제는 주민들이 많이 서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 퇴비공장으로 인해 마을에 큰 피해를 줄 것이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주 퇴비공장을 견학한 주민들은 분명 그럴 것이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지역민의 의견을 소홀히 여겼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의 분노가 격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이제라도 사업자는 주민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수용하고, 장성군도 주민들의 아픔이 아물 수 있도록 상처를 다독이면서 인센티브를 주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하고, 주민들도 한 발 양보해서 모두가 승리하는 방향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퇴비공장 입구에서 바라본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무주 퇴비공장 옆에 10여 호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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