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엄하게 때론 부드럽게 눈높이로 장애 치료

<이사람> 재활운동처방사 고형우 씨
때론 엄하게 때론 부드럽게 눈높이로 장애 치료


장성보건의료원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장애인재활센터(이하 재활센터), 이곳에는 한방진료를 비롯해 침, 뜸과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경·중증장애인을 비롯해 일반인이 하루 평균 40여명의 환자가 방문한다.

재활센터에 방문한 환자들이 침과 뜸을 맞거나 한방진료를 받고 꼭 들리는 곳은 바로 운동치료실. 이곳에 오면 환자들은 코끼리자전거나 디스크바이크 등을 타며 재활에 구슬땀을 흘린다.

이곳에는 “OOO님 의자는 이쪽에 있어요. 더 걸어오세요.” “OOO님 공 떨어뜨리면 안돼요.” 등의 엄한 목소리로 환자들을 대하는 재활운동처방사가 있어 이를 처음 접한 이들은 “무슨 처방사가 무섭게 몸이 불편한 사람을 대하나”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낯설고 이상했던 마음이 싹 가신다.

이유는 바로 마음을 맞춰가며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고형우(28)씨는 학교는 나주 동신대학교 운동처방과를 2009년도에 졸업했다. 당시 운동처방과가 있는 대학교가 없어 전라도까지 내려오게 됐다.

졸업반인 2008년 6월 보건의료원에 단기계약자로 채용이 된 그는 현재 재활센터에 등록 중인 경·중증장애인 등 150명을 대상으로 슬링·ATM·발란스·코끼리자전거 치료 등 타 재활센터에서는 보기 힘든 신소재 기구를 이용해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고씨는 “학교에서 학술적으로 배웠을지는 몰라도 직접 필드에 나와서 하는 것을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보건의료원에서 많은 도움을 줘 슬링·ATM·MFT치료 등의 각종 신소재 재활치료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 씨는 국내에도 몇 곳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큰 효과를 보이는 슬링 치료기기의 활용방법을 배우기 위해 약 1년 동안 부산이나 서울 등지로 주말을 이용한 기술습득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 재활센터에서 재활을 꿈꾸는 환자들은 단기간 많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활센터의 신종 치료기기와 고씨가 환자를 대하는 특별한 신념이 더하기 때문이다.

고씨는 “재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재활환자들에게 목표를 잡는 거 보다 한두 달 정도 가벼운 재활운동을 하며 환자랑 계속 눈 맞추며 농담을 나누고 한 번 더 환부에 접촉을 가하는 등 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며 “어느 정도 믿음 관계가 형성이 되면 힘든 재활운동을 시키면 더 열심히 하고 비슷한 시기에 내원했던 환자와 경쟁까지 하며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고씨의 이러한 마음가짐에 실제로 큰 효과를 거둔 환자가 있다. 바로 뇌병변을 앓고 있는 범점순(53·여)씨다. 지난 2009년 3월 재활센터에 부친의 도움을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방문할 당시 범 씨는 몸 상태뿐만 아니라 표정이 너무 어두웠었다.

하지만 약 7개월간의 재활로 인해 현재는 환한 미소에 가끔 농담까지 하며 더 나아가 혼자 걷을 수 있는 효과를 보았다.

고씨는 “힘든 재활치료 중 시시때때로 바뀌는 환자들의 컨디션을 파악해 오히려 환자들의 눈치를 볼 때도 있다”며 “그럴 때면 잘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해 환자들의 기분을 맞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고씨에게도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고씨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하는 직책이라 불안하다”며 “이유는 재활부분에 신소재 기기를 사용해 환자들에게 높은 효과를 보이고 싶어도 후임자가 기기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재활센터는 대부분 장애인이 이용하고 있지만 고령화로 인한 어르신을 비롯해 일반일도 이용하고 있다.

우리지역은 65세 이상의 고령화 인구는 24.3%(1월 24일 기준)로 고혈압환자가 늘어가는 실정이다. 여기에 고혈압과 동반된 중풍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절실하다.

중풍에 의한 장애를 입게 되면 오랫동안 재활을 해야 하지만 우리지역에는 환자들을 수용할 시설이 전무해 인근도시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의료원에서는 지난 2009년 장애인재활센터를 구축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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