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한마음 한뜻으로 대보름 행사 성황

모현리, 달집에 태운 소원 보름달로...

주민들 한마음 한뜻으로 대보름 행사 성황


북이면 모현리 1구(이장 류중원) 주민들이 경인년 정월 대보름을 맞이해 7년째 성대한 보름행사를 가졌다.


마을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이것저것 준비를 꼼꼼히 해 왔다. 남자들은 대나무를 베어다 달집을 만들고 돼지도 한 마리 잡아 넉넉한 행사준비를 했다. 여자들은 오곡밥을 짓고 구수한 두부를 직접 만들고, 각종 나물 등 푸짐한 음식을 만들어 준비했다.


음력 1월 15일(양력 28일), 정월 대보름 행사는 시작되었다. 상품이 마을회관 앞 운동장에 푸짐하게 쌓여 있다. 이장의 통솔에 따라 팀을 짜서 윷놀이, 투호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가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즐거운 한판이 펼쳐진다. 게임에서 이긴 사람에게는 삽을 주고, 진 사람에게는 낫을 준다. 선물에는 기준이 없다. 구경만 해도 선물을 준다. 이장은 주민 모두에게 선물을 골고루 주기 위해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상을 받은 주민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주민들은 장구, 징, 꽹과리, 소구 등 갖가지 전통악기를 메고 들고 원을 그리며 한 시간 나름 신나게 놀아본다. 이 판에 끼어들지 못하는 노인들은 회관 앞 돌에 앉아 구경만 해도 즐겁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자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를 준비한다. 주민들은 먼저 마을을 지켜주는 신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제를 올린다. 주민들은 손에손에 폭죽을 들고 달집 근처로 모여든다. 달집에는 뻥뻥 터지며 잡귀를 몰아내기 위한 대나무가 새끼줄에 동동 감겨져 있다. 새끼줄사이에는 주민들의 애절한 소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장과 주민들이 달집에 불을 붙었다. 새끼줄에 매달린 주민들의 소원문이 달집과 함께 무서운 기세로 하늘높이 타올랐다. 주민들은 소원을 빈다. 당신의 안일보다는 자식들의 안녕을 위해 먼저 기도한다. 자식들 일 잘 되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하는 일마다 잘 되게 해 주세요. 마을에 아무 사고 없이 평온하게 해 주세요...


유중원 이장은 행사가 끝날 쯤 “매년 날씨가 추워서 고생했는데 금년에는 날씨가 포근해서 좋고,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참여해 행사 준비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성대하게 마칠 수 있었다”면서 “금년에는 마을에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마을 주민 한인석씨는 “모두가 고생했지만 특히 부녀회에서 솔선수범했기 때문에 멋진 행사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부녀회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달집에서 훨훨 타오르는 불은 서서히 시들어간다. 주민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뒷마무리를 한다. 주민들의 소원을 불사르며 하늘로 날아간 불꽃은 어느새 환하게 떠오른 보름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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