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관련 “노 대통령 사과” 요구하기도

김효석 원내대표(민주당 담양.장성.곡성 국회의원)는 헌법재판소장 파문과 관련하여 “정치권에도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정치권에 과하지욕(袴下之辱), 일엽지추(一葉之秋)라는 말로 자성을 촉구 했다. 

이 글에서 김 원내대표는 날씨가 가슴 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로 바뀌고 있지만 우리 정치권에는 아직도 짜증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가을에 농민들이 추수를 하듯 정치권도 1년 동안의 결실을 모아 국민들에게 선사해야 하는데 정치권은 냉기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하지욕(袴下之辱), 군주가 백성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버릴 수 있어야한다면서 대통령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파문과 관련하여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양보의 미덕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김 원내대표는 헌재소장의 해법에서 우리는 올 가을 정치권의 행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엽지추(一葉之秋)라는 말처럼 낙엽 한 잎으로 가을을 볼 수 있다면 국민들은 이번 헌재소장 사태의 해법을 통해 올 가을 한국정치 향방을 가늠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11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태와 관련하여 비교섭원내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이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지적하고 “노 대통령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효석 원내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원문]

정치권에도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과하지욕(袴下之辱),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면 남의 가랑이를 지나간 ‘한신'을 본받아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언제였는가 싶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면 가슴 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한 여름의 무더위로 인한 짜증과 고통을 날려버리는 것 같습니다. 날씨는 가을로 바뀌고 있지만 우리 정치권에는 아직도 짜증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농민들이 추수를 하듯 정치권도 1년 동안의 결실을 모아 국민들에게 선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정기국회가 가을의 초입인 9월에 열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수확의 계절과는 거리가 먼 냉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비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드문 일입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라도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만나 의견을 모았습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해법은 이 길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우리 정치가 치열하게 부딪치고 싸우는 과정에서도 지혜롭게 풀어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줍시다. 수확의 계절에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층 성숙된 국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과 관련된 사태의 실타래를 푸는 일은 대통령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이 대통령의 잘못으로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챙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진 군주들은 현명한 참모를 가까이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의 물꼬를 대통령이 앞장서 열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아닌 국회의원 한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중국 고사에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한신(韓信)이 기어서 남의 가랑이를 빠져 나갔다는 뜻으로 군주가 백성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버릴 수 있어야 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번 파문이 길어지고 국회가 파장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양보의 미덕이 자리할 수 있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양보해 주시가 바랍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중재안이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한 발 양보해서 생각해 봅시다. 낙후된 정치를 바꿔 보라는 것이 민심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하반기 국회에서는 달라진 정치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합시다. 대립하기 보다는 상대의 입장과 정책도 받아 들일 수 있는 유연성과 포용력을 가지고 경쟁하는 길로 나아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당도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입니다.


헌재소장의 해법에서 우리는 올 가을 정치권의 행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대화와 타협, 양보의 미학이 통하는 정치가 구현될지 아니면 마주 오는 기관차처럼 끝없는 충돌이 계속될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보고 있습니다. 


일엽지추(一葉之秋)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여름 더위가 한창일 때 벽오동 잎사귀 한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다가온 것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징조를 보고 후에 다가올 일을 예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낙엽 한 잎으로 가을을 볼 수 있다면 국민들은 이번 사태의 해법을 통해 올 가을 한국정치 향방을 가늠합니다.


이제 추석도 멀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2006년  9월  11일


민주당 원내대표   김   효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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