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솔라 유송중 대표(북이면 출신)

전북 고창군이 최근 한우 산지가격 연착륙을 위해 ‘송아지 및 번식용 암소 추가 입식 자제’와 ‘저능력 번식용 암소 선제적 도태’등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고 한다.

사육두수가 늘어날 경우 제2의 한우파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한우 사육두수는 341만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23년까지 평년보다 16.8% 많은 361만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한우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우가격 불황기에도 사육두수가 300만여두였다. 여기에 외국산 소고기 수입량도 지난해 45만톤으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2026년부터는 미국산 소고기를 시작으로 소고기 무관세 수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한우 산지가격 하락이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한다. 사료 값 상승과 대내외적 축산 여건이 갈수록 적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사육농가나 정책당국의 대응은 무디기만 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고기 소비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늘어나는 소비의 80% 이상을 외국산 소고기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산과 호주산이 전체 소고기 수입의 91%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에 있어서도 외국산이 한우보다 비중이 높다. 점차 국민들의 입맛도 외국산 소고기에 길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국토면적이 넓은 미국이나 호주의 소 사육여건은 우리와 크게 다르다. 이들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방목을 한다. 초지에 대한 방목은 사료값이 들지 않는다. 그러다 출하시기가 되면 필요한 만큼 축사에 가두고 1~2개월 집중적으로 사료를 급이해 살을 찌워 상품을 만들어 출하한다. 생산비 측면에서 한우 사육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그만큼 한우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촌에서 축산은 시설원예와 함께 비교적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산업이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을 농촌정착으로 유인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축산업의 경우 주기적으로 파동을 겪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면 정책당국이 나서서 도태를 유도한다. 그러다 사육두수가 줄어들고, 가격이 회복되면 다시 농가의 입식이 늘어나고, 또 과잉생산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런 시장경제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하락기에 급격한 파동을 겪지 않도록 하는 관리다. 하지만, 농가에 대해 소를 키우라, 키우지 말라 강제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결국은 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농민들 스스로의 참여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예전에 농가에서 한 두 마리 기르는 한우는 일소였다. 이런 소규모 소 사육은 사료가격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짚을 먹이고, 풀을 베어 먹이는 것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즘의 축산은 거의 전적으로 사료에 의존한다. 사료용 건초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의 LA 롱비치항이 체선으로 홍역을 치를 때, 건초 수입이 제때 안돼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기에 국제 곡물가 인상은 사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연결되며, 농가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 저렴하게 사료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대규모 사료 생산기업이 공급하는 사료에만 의존하는 생산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농가 스스로 생산비를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사육두수 조절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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