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솔라 유송중 대표(북이면 출신)

코로나로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올림픽에서 들려오는 메달 획득 소식은 무더위를 잊게 하는 청량감을 준다.

특히,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에서 한국 선수들이 거둔 성과는 참으로 대단하다.

이번 대회 3관왕에 오른 여자양궁의 안산 선수는 광주 출신으로 위기의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일을 해낸 안산 선수를 둘러싼 엉뚱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페미니즘’논란이다. 급기야 이러한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페미니즘은 원론적으로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키자는 것,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 하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민주주의가 성숙된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것은 100여년이 남짓 된다.

여성에게 참정권, 투표권을 갖게 하자는 것이 페미니즘의 출발이었다.

미국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1920년이고, 영국에서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투표권이 부여된 것은 1928년이었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오늘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지만, 그 역사는 100여년 남짓에 불과한 것이다.

여성 참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시작된 페미니즘 운동은 기회와 권리를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 혹은 페미니스트는 여성우월주의 내지는 여성에게 특권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변질되어 해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인터넷상에서 촉발된 성에 따른 갈등은 극단적인 남성혐오 사이트, 여성혐오 사이트를 출현시켰고, 이러한 갈등의 연장선에서 논쟁이 정치권으로까지 비화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지역갈등으로 홍역을 앓아왔다.

영호남간의 지역주의가 그것이고,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집단은 국민통합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권이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와 소통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러한 지역갈등은 세대갈등으로, 계층간 갈등으로 분화되고,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젠더갈등으로 확산했다.

이처럼 갈등이 확산한 것은 사회가 다변화된 것이 요인이지만, 이를 조장하는 세력이 있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갈등이나 대립은 극단에서 시작된다. 극단적인 주장들이 판을 칠 때 갈등과 대립은 그 사회에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단의 상당부분은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에서 생겨난다.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에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젠더갈등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것은 왜 남자만 군대를 가야하고, 왜 정치와 같은 영역에서 여성에게만 가산점을 줘야 하느냐는 식의 피해의식에세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동등한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특혜를 누려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유리천정으로 표현되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주장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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