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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밀 지원조례 제정을 지켜보며
㈜그린솔라 유송중 대표(북이면 출신)

인간의 주식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은 쌀이다. 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밀이다. 밀가루는 우리 식생활에 있어 쌀보다 더 많이 소비되는 식재료이지만,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한 자리수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밀’이 사라진 자리는 수입밀이 대체하고 있다. 밀을 사용한 먹거리는 날로 늘어나지만, 밀 생산량은 좀체 늘지 않는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농촌 들녘에서 보리와 밀농사를 짓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 농촌에서 밀밭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애써 우리밀 농사를 짓는다는 지역을 찾아야만 바람에 일렁이는 밀밭의 풍요를 느낄 수 있다.

수입밀에 밀려 소비량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늘지 않고 있는 ‘우리밀’은 우리의 풍토를 담은 먹거리다. 농산물 수입개방이 본격화되던 시절에 신토불이 (身土不二)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인 적이 있었다. 이 말은 여전히 현재도 즐겨 쓰이는 말이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이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마시는 먹거리 중 우리의 토양에서 생산된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이다.

‘우리밀’은 우리 땅에서 우리 농부의 노동으로 기른 밀이다. 금강밀, 조경밀, 고소밀, 백중밀 그리고 토종 밀로 알려진 앉은뱅이밀 구분없이 이 땅에 뿌려진 밀은 모두가 우리밀이다.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우리밀은 유기농으로 재배했다. 어디에서 생산되었는지도 모르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모르는 수입밀과 우리밀을 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땅에서 밀이 재배되기 시작한 시기를 최소 기원전 2세기 전이라고 말한다. 평안남도 평양 인근(대동군 미림지)에서 발견된 탄화밀 연도 추정에 따른 것이다. 삼국시대 경북 경주 반월성지, 충남 부여 부소산 백제군량창고 등에서도 탄화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최소 삼국시대 한반도 전역에서 밀 재배가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은 1980년대 중반부터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1991년에는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발족한다. 전남지역에서는 구례군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밀 살리기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도 했다. 우리밀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로 국민들이 인식되면서 우리밀을 내건 다양한 먹거리들이 나오고 있다. 식당에서도 우리밀 수제비나 우리밀 칼국수를 메뉴로 내놓고 있으며, 우리밀로 만든 빵과 같은 먹거리들은 수입 밀로 만든 제품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신뢰와 정서적 향수가 결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장성군의회가 김회식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성군 우리밀 육성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장성군의 우리밀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식량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농가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제정된 이 조례는 생산자 및 생산단체 지원과 가공산업 발전 및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 지원 등 우리밀 육성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밀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생산자에게 △종자대 및 유기질 비료대의 일부, △품종개량 및 재배방법 개선 등 군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으며. 우리밀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생산자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우리밀의 안정적 생산과 소비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가공시설 설치에 따른 시설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공공기관 및 교육시설, 기업, 학교 등의 단체급식에 우리밀의 소비를 장려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조례가 옛 밀밭의 향수를 재현하고, 안심먹거리 생산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장성닷컴  newsing@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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