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솔라 유송중 대표(북이면 출신)

LH공사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문제는 우리사회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공정과 정의가 정보와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보여준 이번 사건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더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돈과 권력, 명예까지 갖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인간들의 욕망이지만, 사회적으로 이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그 과정에 편법이 동원됐다면 더욱 그렇다. LH 사태에 분노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라는 지위와 그 지위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전남도내 모 자치단체장의 부동산과 관련된 이해충돌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수사기관에서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어느 지역이든 단체장의 불행은 지역의 불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공직자가 자신의 지위와 그 지위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다.

얼마 전 장성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태신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한 네티즌의 글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문제의 게시물은 장성군의 공무원 승진인사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거직 단체장들이 행사하는 인사권은 가히 절대적이다. 따라서 공직인사는 어떤 업무보다 공정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이나 금품수수에 의한 승진인사를 암시하는 관련 게시 글의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퇴직공무원을 자처하는 글쓴이는 자신이 직접 들었다며, 승진을 위해 특정인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주변인들의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게시글이 허위라면 자신을 고발하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태신의원은 이 게시글을 언급하면서 장성군이 수사기관 고발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라고 한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은 장성군과 인사권자인 장성군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해당 글은 허위사실이라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고, 이태신 의원의 5분자유발언은 이를 강조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익명의 게시 글은 실체적 진실이라기 보다 시중에 떠도는 ‘~카더라’ 식의 풍문을 짜깁기 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지만, 공무원 인사 때마다 나오는 석연치않은 풍문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해당 글의 내용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고, 수사기관 고발은 작성자를 드러내게 할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의 작성자가 드러나면 해당 게시글에 대한 신뢰 여부도 검증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성은 예로부터 청백리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아곡 박수량 선생이고, 선생의 묘소를 지키고 있는 백비는 여전히 현 시대를 살아가는 공무원들의 마음을 다잡게 하는 사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청백리의 전통을 지닌 고장에서 인사와 관련된 추문이 제기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를 그대로 덮어둘 수는 없다. 세간의 풍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장성군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선거직 공직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의 하나는 최측근들에게서 시작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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