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이 하서 김인후에게 하사한 묵죽도 목판 최근 회수

장성군은 “군신(君臣)의 아름다운 우애가 깃든 문화재 ‘묵죽도 목판’이 15년 만에 본래 자리인 장성 필암서원으로 돌아온다”고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장성군에 따르면, 묵죽도는 조선시대 인종 임금이 세자시절 그의 스승인 하서 김인후에게 하사한 그림이다. 김인후는 인종이 직접 그린 묵죽도에 시를 지어 화답했다. ‘석우(石友)의 정신이 그 안에 들어있네’라는 시구에서 군신의 관계인 인종과 하서의 막역함을 엿볼 수 있다.

묵죽도 목판은 인종의 묵죽도를 판각한 것으로, 총 3판이 시기를 달리하며 제작됐다. 조선중기 문신 신흠(申欽)의 발문에 따르면 초각판은 박동열(朴東說)이 나주목사 재직 중 판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나주목사에 부임한 시기는 광해군 2년(1610)으로, 그 후 폐모론(廢母論)을 반대해 투옥(계축옥사, 1613)되기 이전에 판각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각판은 영조 46년(1770년)에 판각된 것으로 보이며, 세 번째 각판은 훨씬 후대에 제작됐다. 판의 크기는 가로 74cm, 세로 118㎝ 정도다. 1999년 ‘장성 필암서원 하서유묵 목판 일괄’(총 56판)에 포함되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16호로 지정됐다.

목판은 하서 김인후를 배향하는 장성 필암서원에 보관되었다가 2006년에 도난당했다. 이후 지난 2019년, 모 대학 교수가 문화재 매매업자의 매물을 살펴보던 중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행방이 알려졌다. 장성군은 문화재청 사범단속반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에 적극 협력했다. 현재 피의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으로, 재판이 끝나면 필암서원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한편, 장성 필암서원은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며 세계인의 문화재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작년에는 100억원 규모 전남형 지역성장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올해부터 선비문화 세계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된다. 묵죽도 판각이 환수되면 장성 필암서원의 역사적 가치 증대는 물론, 선비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잃어버렸던 묵죽도 목판이 다시 제자리를 다시 찾게 되어 매우 뜻깊다”면서 “역사적인 가치의 공유 및 계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성군은 묵죽도 목판을 돌려받으면, 별도의 전시계획을 마련해 이를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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