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늑장 행정으로 피해 키워’ ‘군, 피해 입증되면 보상절차 따라야’

북이면 죽청리 이동저수지 제당 아래 버섯재배사

비가 내릴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농민이 있다.

2년여 전, 김모씨는 북이면 죽청리 이동저수지 제당 아래에서 버섯재배사를 신축하고 새송이 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버섯 농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지나서부터 저수지 제당(둑)에서 누수와 함께 토사가 흘러내려 제당과 버섯재배사 사이에 있는 수로가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2019년 6월 이동저수지 제당에서 누수되고 토사가 흘러내려 버섯재배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장성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장성군은 수로에 적체된 토사만 걷어내는 미봉책으로 마무리했다.

2020년 3월 또다시 제당에서 누수와 함께 토사가 무너져 버섯재배사에 피해가 발생했다. 김씨는 장성군에 또 민원을 제기했다. 이번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굴삭기로 수로에 쌓인 토사만 제거하고 마무리했다.

2020년 7월 7일, 이번에는 더 넓은 면적에서 누수와 함께 제당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김씨는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장성군에 다급하게 신고를 했다. 군 관계자는 또다시 굴삭기를 투입해 수로를 확보했다. 며칠 후로 북이면에 200mm 가까운 비가 내리자 사태는 더 심각해 졌다.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 30분경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장성군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오후 6시가 지났는데도 군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다시 독촉 전화를 했을 때 ‘연락준다’고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김씨는 112에 신고했다. 112와 재난본부에서 출동하는 등으로 불안한 마음을 겨우 안정시킬 수 있었다.

김씨는 이동저수지에서 누수되고 토사가 흘러내려 3동의 버섯재배사에서 피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재배사 내외부 시설뿐만 아니라 버섯을 재배하지 못한 것 등 모두를 포함하면 수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요즘 매일같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지난 6월 안전진단을 받았는데 ‘좀 안좋다’고 나왔지만 현재 둑이 무너질 만큼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비가 그치고 장비가 들어갈 상황이 되면 응급복구를 할 계획이다. 응급복구는 톤백으로 제당의 토사가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게 하고 일부 구간이라도 그라우팅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재해위험지구 지정되면 국비 50%를 받아 제당을 새로 축조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농가 피해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어느 저수지나 약간의 누수가 있다. 피해가 입증되면 보상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지역주민 A씨 “비가 오면 농민은 얼마나 불안했겠냐? 저수지 둑에서 누수가 되고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실시했어야지 민원을 제기한지 1년이 지나고 상황이 심각해 진 후에야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응급복구 계획을 세우고 있다니 한심한 공무원의 태도에 화가 치민다. 작년에 응급복구를 실시했더라면 농가에 이렇게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민원인 김씨의 마음을 위로했다.

이동저수지 제당이 무너져 풀 사이로 속살이 드러나 보인다.
저수지쪽에 있는 버섯재배사 내부에 물이 흘러들고 있다.
저수지 제당과 버섯재배사 사이는 물이 흔근히 고여 있어 버섯재배사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저수지와 버섯재배사 사이에 물이 흔근히 고여 있어 버섯재배사에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저수지와 버섯재배사 사이에 물이 흔근히 고여 있어 버섯재배사에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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