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장성군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장성군의회를 통과했다. 순수한 코로나19 예산이었다. 이번 추경에서 증액된 예산은 87억여원이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화훼 7농가에 평군 860만원씩 보조해 주는 것과 택시업계에 50만원씩, 소상공인에게 3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광, 공연, 운송, 숙박, 요식, 결혼, 화훼, 학교급식 관련업 등 수많은 업종에서 계속되는 적자에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공연·행사장에 음향을 제공하는 업자는 코로나19 이후 개점휴업이다. 거리에 상춘객이 넘쳐나야 할 꽃피는 춘삼월에도 관광버스는 멈춰선지 오래다. 각종 모임과 사람들의 야외활동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식당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화훼농가는 졸업, 입학 시즌 특수를 놓쳐 그야말로 울상이다. 학교급식을 납품하는 농가는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아 농산물 판매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스포츠 관련업도 마찬가지다. 어렵지 않은 업종이 거의 없다고 보면 맞다.

장성군은 이번 코로나 추경에서 7개 화훼농가에 평균 860만원의 사업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막대한 손해로 힘들어 하는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예산을 확보한 담담공무원의 노력의 성과물이다. 하지만 군 전체적으로 볼 때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 해 보인다.

이번 2회 추경안이 의회라는 여과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안가결됐다. 아무리 거수기의회로 전락했다고 하더라고 단 한 명이라도 형평성을 따져봐야 했을 법도 한데 그 누구도 ‘아니요’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장성군의회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사태인 상황에서 장성군이 제출한 제1회 추경 330억여원을 심의조차 하지 않고 원안가결했다. 이 예산안에는 ▲황룡강변 인공폭포 설치 15억원 ▲회전교차로 설치사업 16억원 ▲문화대교 야간조명 설치사업 15억원 ▲제2황룡교 주변 경관개선사업 30억원 ▲장성제일교-황미르랜드 하천제방 정비사업 12억원 ▲옐로우시티 오감힐링 향기정원 마을가꾸기 등등 1백억원이 넘는 불요불급한 예산이 편성돼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파산 위기에 몰려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장성군은 별로 필요해 보이지도 않고 별로 급하지도 않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1백억원 넘게 편성했다. 집행부의 이런 부적절한 예산 편성을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은 군의회다. 그것이 군의회의 존재의 이유다. 그런데 장성군의회는 사업설명을 듣지도 않았다. 심의자체를 하지 않고 원안 가결했다. ‘아이고 군수님 뜻대로 하세요’한 것이다‘

장성군이나 장성군의회는 군민의 어려움이 안중에 있기나 한 것일까? 장성군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면서 ‘코로나19 대응 소상공인 공공요금 지원’이라는 목으로 30만원어치 장성사랑상품권을 준다고 한다. 상품권으로 어떻게 공공요금을 납부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이것이 진정 소상공인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장성군은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소상공인을 진정으로 돕고자 한다면 상품권 30만원 지원 보다 불요불급한 수백억원의 사업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후 그 예산을 활용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진정성 있고, 획기적인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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