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관장의 고향사랑 ‘백암중학교 유치, 장성공공도서관 건립’

<인터뷰>

‘김점수 장성공공도서관장’이 공직생활 40여년을 뒤로하고 금년 말 공로연수를 끝으로 교육계와 이별을 한다. 그는 늘 “열정이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공직자”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고향 장성을 위해 특별한 애정을 쏟아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벌써 정년이다”고 말하며 ‘장성공공도서관 사랑, 고향 장성사랑’을 위한 갈급한 심정을 드러낸 김점수 관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의 말)

Q. 4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소회 한 말씀

지난 40여 년 동안 전남 교육현장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 왔습니다. 특히 장성교육지원청에 근무할 때 27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장성북중, 신흥중, 약수중학교를 통합한 기숙형 백암중학교를 유치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또 제가 도교육청 관리과장으로 재직할 때 순차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지금의 장성공공도서관을 탄생시켰습니다. 당초에는 70년에 개관한 낡은 도서관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었으나 미래형 지역문화 거점이 될 도서관을 우리 고향 장성에 건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 예산을 확보하고 설계,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제가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장성공공도서관은 저의 땀이 곳곳에 배어있는 기념탑과 같은 곳입니다.

그런 장성공공도서관에서 고향 장성을 위해 봉사하면서 공직생활을 마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말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Q. 현재 장성공공도서관이 있기까지 과정?

1970년에 개관한 우리 도서관은 ‘무등미곡종합처리장’의 설립자인 이기우 선생이 기증하여 설립한 전라남도교육청 최초의 도서관이자 장성의 첫 번째 도서관입니다.

그동안 장성공공도서관은 세대와 세대, 가족과 이웃, 지역민들 간 소통의 문이자 창조적 공간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마을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지역문화가 활성화되고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도서관과 이용자가 함께 힘을 모아 한옥형 건물인 지금의 도서관으로 이설하였습니다.

일반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디지털자료실, 다문화자료실 등이 한곳에 모여 있는 통합자료실과 평생학습실, 열람실,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춘 도서관은 약 12만 5천여 점의 자료를 포함한 다양한 지식정보자료를 서비스하며, 일평균 900여명이 700여권(점)의 자료를 이용하는 문화의 산실이자 남녀노소 책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장성공공도서관에서 운영되는 교육프로그램?

장성공공도서관은 지역민의 자아실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간 190여 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유아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지역민 누구나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도서관 내 또는 단체․기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봄·가을 학기, 여름·겨울방학 프로그램으로 4차례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내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장성 관내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단체와 MOU를 체결하여 배려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여건 조성을 위해 유아 책놀이, 과학실험, 브레인 보드게임 등 연간 120여개의 토요강좌와 방학강좌를 운영하여 특기 적성 계발과 사교육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글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초등학력인정과정> 3개 반과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강생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어르신으로, 다양한 학습 과정을 통해 글을 배우는 재미와 3년 후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다는 기대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내년에는 중등과정도 신설하여 어른신들의 배움의 열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Q. 가장 애정을 쏟았던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한다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비문해 어르신들을 위해 추진한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장성지역의 초등학력 미보유자는 4천여명(장성 성인인구의 12% 상당)에 이르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분야에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이에 장성공공도서관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면지역 비문해 성인들에게 제2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금년 1월 25일부터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31개 마을, 4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장성의 마을학교’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은 장성지역의 자원과 인력으로 구성된 마을교육공동체의 관심과 노력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장성과의 인연으로 아무 대가 없이 동참해 온 재능기부 강사님들, 마을마다 찾아가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 주는 행복나눔봉사단원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학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해 준 광주 및 장성 지역 사회단체 등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온기가 장성 마을 곳곳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배움을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한 한글학당 어르신들에게 믿음직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자치단체에서 문해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해교육 실시 조례(안)>을 작성하여 장성군과 군의회에 건의하였습니다.

Q.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특화 프로그램?

학생 및 지역주민의 인문정신 고양 및 인문학적 지식 욕구 충족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학부모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연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 독서와 자녀교육> 과 매주 목요일마다 미술, 음악, 사기(史記)를 주제로 한 <인문학 목요스터디>를 통해 지역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고,국립국어원과 전남대학교 국어문화원과 연계하여 <국어문화학교>를 운영하여 지역주민들의 올바른 국어교육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와 함께 자서전 쓰기>, <찍고 쓰는 디카詩 글쓰기>, <WWH131 글쓰기> 등 지역주민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연말을 맞이하여 시와 노래가 있는 <책의 노래 서율과 함께하는‘윤동주 詩 콘서트’>를 개최하여 지역주민들의 문화생활 갈증을 해소하도록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학생들과 상무대 장병들을 대상으로<비전을 발견하고 디자인하라> 주제의 진로인문학 특강을 운영하였고, 2018년부터 2년째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을 위한 <광주시립합창단과 함께하는 가을음악회>를 개최하여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고문헌 자료 번역 및 프로그램 운영?

지역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장성지역 관련 고문헌 자료 번역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 <고문헌 강독·번역교실>지역의 우수한 기록문화유산을 연구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고문헌 자료 해제, 원전 강독, 번역 실습을 통한 한문학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2. <지역 고전문화 콘텐츠 자료 발간>장성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고문헌 자료를 선별하여 번역․출판하는 고문헌 국역사업을 2개년에 걸쳐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조선시대 장성 출신 학자 추담(秋潭) 김우급(金友伋)의 <추담집(秋潭集)> 9권 중 4책에 대한 번역작업을 1차적으로 하였고 나머지 5책에 대해서는 2020년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3. <청소년 역사문화교실>문향고등학교와 장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불여장성 출신 선조들의 역사와 고문헌 자료 중심의 교육을 통해 지역 학생들의 애향심을 고취하고 공공도서관과 학교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Q. 장성공공도서관 행복나눔봉사단?

‘평생교육 강좌를 수강하여 습득한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와 지역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과 더불어 문화·교육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자 금년 2월 「행복나눔봉사단」을 조직하고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봉사단은 색소폰, 통기타, 오카리나 등 18개 분야의 공연부와 동화구연, 종이접기 등 14개 분야의 학습부로 구성되어, 현재 200여명의 단원들이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을 운영하는 경로당으로 년간 100여회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이 활동을 기반 삼아 양로원, 요양원 등 나눔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로 영역을 넓혀 활동할 예정입니다.

또한, 공연부 봉사단원들이 월 1회,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정기공연의 날’을 운영하여 색소폰, 대금, 노래 등의 문화공연으로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여러 공모사업에 참여하셨죠?

지역주민의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면 지역의 학생과 주민들에게도 평생학습 참여 기회 확대가 필요한데, 우리 도서관의 한정된 예산으로 이 모든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우리 도서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평생교육진흥원 등 여러 기관의 도서관 관련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부족한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서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도서관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리하여 2019년 한 해 동안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도서관 다문화 지원사업>,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공공도서관 장애인 독서문화프로그램>, <남도학 르네상스> 등 9개의 공모사업을 유치하여 6천4백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2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Q. 특별하게 연출된 도서관 내․외관에 대한 설명?

우리 도서관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한옥형 도서관으로 신축 개관한 건물에 금년에는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실내를 전통 창호 목조 형식으로 전면 개조하였고, 조경공사, 평생교육실 내부도장, 다목적실 증축 등의 시설을 보완하였습니다.

또한,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도서관 앞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였습니다. 배달계, 아사달계, 단심계 등 6종 100여 그루의 무궁화를 품종별, 색깔별로 조화롭게 배치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흔쾌히 무궁화를 기증하여 주신 분(임택진님)이 계셨습니다. 도서관 앞에 무궁화가 피고 질 때마다 이 분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Q.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사람은 도서관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도서관은 사람을 통해 성장합니다. 이러한 선순환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과거와 미래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 데 벌써 정년이 됐습니다. 특히 장성공공도서관에서 근무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다방면으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에는 새로운 분이 오셔서 장성군민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문불여장성의 명성에 어울리는 도서관>, <장성군민과 이용자가 진정한 주인이 되는 도서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열과 성을 다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점수 관장 약력>

김점수 장성공공도서관장

1979년 9급 공무원으로 교육계 입문
동화면 구룡리 출생
동화초, 임곡중, 조대부고, 조선대 졸업
2005년 사무관 승진
광양평생교육관 초대관장
2010년 장성교육청 행정지원과장
2014년 서기관 승진
목포공공도서관 총무부장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
2017년 장성공공도서관장 취임
2019년 12월 공로연수
2020년 6월 정년퇴직(예정)

장성공공도서관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청와대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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