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주민들 추위에 시위하는데 군수는 얼굴한번 안비친다 ‘분통’

동화면 월전 마을 고령의 주민 20여명이 지난 11일부터 연일 군청 앞에서 추위에 떨며 시위를 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일이면 매일 오후에 시위를 하고 있는 월전마을 2-30여명의 주민들은 “마을 옆 돼지 농장(이하 돈사)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살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고령의 노인들은 “보고 싶은 손자들이 돼지 분뇨 악취 때문에 오지 않아 속상해서 못살겠다”고 하소연 하고 한다. 또 “노인들이 이러고 있으면 누구라도 내다보고 대통령도 내다 볼 텐데 군수는 얼굴 한번 안내친다”면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문제의 H돈사는 1997년 허가를 받아 현재 1500~200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해 오고 있다. 주민들은 20년이 넘도록 악취 고통을 호소해 왔고 참다못한 주민들은 금년 여름 단체행동을 통해 악취방지시설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장성군에서도 악취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돈사 측에서는 차일피일 하다가 금년에 자부담 1억3천만원을 들여 악취방지시설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설을 했다는데 악취가 더 심한 것 같다’면서 또 다시 단체행동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시위현장에서 한 주민은 “냄새만 안 나게 해주라. 오죽하면 이렇게 나왔겠냐? (악취 방지 시설을)한다고 했으면 뭐가 답이 나와야지 오히려 냄새가 더나. 어쩌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군에서 이제 와서 대책을 협의해 보자고 한다. 이제 와서 대책을 또 마련을 해. 행정적으로 냄새 안 나게 한다고 해놓고, 나이드신 분들을 왜 모시고 나왔냐고? 손주들이 오고 싶어도 냄새가 나서 안 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오신 것이다”고 말하면서 흥분을 삭이지 못했다.

군청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94세 되신 한 노인은 “나 우리 손자들 볼라고 데모하러 나왔소. 이거 해결해줘야 우리 손자가 오제 글 안하면 안와요. 우리 아들이 경찰서에 있다가 차사고로 죽었어. 손자들이 한 번 와가꼬 냄새가 난게 질색허고 밤에 견히 가자고 해서 손자가 밤에 갈 때 할미가 얼마나 기가 막히것쏘? 그래가고 자식도 보고잡은디 손자도 못본게 내가 기가막혀서 나왔소~ 어째 우리 손자들조차 보게해주쇼. 손자들 좀 보게해죠~ 내가 딸아들해서 아홉이여. 손자들이 하나도 안와~”라며 통곡했다.

돈사와 가강 가까이 살고 있는 한 주민은 “피해가 겁나게 나제. 밖에다 빨래도 못널제. 우리 손자들도 한 번 왔다가면 할머니 냄새나서 못오것네 해서 할미 혼자 살아라고야 헌게. 어찔것이여 냄새나서 광주나 서울가면 옷에서 냄새난단디 어쩔 것이요”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또 “그리고 쩌참에 우리가 대모하다가 군에서 책임을 지어준다고 해서 허다 말았고, 냄새가 막~ 무지게 나부러 우리가 바로 밑에서 살거든, 아주 냄새가 코를~, 저녁 7시8시 한 밤중 어따 똥을 푼가 코를 못들어 코를~ 근디 어찌 살 것이여. 못살아. 야튼 군에서 해결해 줘야제. 야튼 냄새가 안나면 여그 올 필요가 없어 우리도. 필요가 없어~. 군수도 낯바닥도 안비친디 우리가 뭣허로 올 것이여~. 노인들이 이러고 있으면 다 내다봐 군수가 내다봐야지~ 대통령도 와볼것이여. 근디 세상에 낯바닥도 안비쳐? 다 해기해 준다고 해놓고... 냄새만 안나믄 우리 여그 올 필요도 없어. 오락해도 안와. 인자 낙케는 누가 나오든지 찍어주라고 해도 찍어주도 안해불꺼여~”라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30호 사는데 빈집 많아요. 광주와 가까워 살기 좋은데 돈사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려고도 안 해요. 아침저녁으로 냄새가 너무나요. 오늘 아침도 숨을 못 쉴정도였어요. 21년째 동네사람들을 개무시해요. 8월 20일 까지 냄새 안나게 조치하겠다고 했는데 10월 달이 넘도록 조치가 안돼요. 손자들이 여기 왔다가면 목욕탕을 다녀와 옷을 갈아입고 학교를 간다네요. 이정도예요”라고 불편함을 호소하며 "어떻게 해결좀 해주세요"라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고, 월전마을 주민들은 “돈사 악취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H돈사와 마을과 거리는 가깝게는 30M, 멀리는 반경 300m 내에 있다.(다음 지도 발췌)
H돈사에 입구에서 바라본 월전마을 전경
H돈사 진입로 입구에 주민들이 시위를 위해 천막을 설치하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동화면 월전마을에 걸린 현수막
동화면 월전마을에 걸린 현수막
동화면 월전마을에 걸린 현수막
동화면 월전마을 H돈사 진입로 입구에 걸린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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