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했으면 얼마나 보기 좋았을까’ 안타까워하는 군민, 행정편의주의 비판

공설운동장 무대쪽 도로 베어나간 가로수 30여 벚나무 중 하나의 밑동

공설운동장 무대 뒤쪽 아름드리 벚나무 30여주가 4차선 확포장공사로 인해 잘려나가 군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장성군은 최근 공설운동장 주변 연장 347m 구간에서 8억여원을 들여 4차선 확포장공사를 실시하면서 수령 20년 이상 된 벚나무 30여주를 베어내 지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주민 A씨는 “벚나무를 중앙에 놓고 4차선이 가능 할 텐데 아름드리 벚나무를 베어내는 것을 보니 이해할 수가 없다. 가로수도 장성군의 재산인데 20년 이상 키운 나무를 베어내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나무를 살리고 그 옆으로 2차선을 확장했으면 얼마나 보기 좋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B씨는 “가로수를 베어내는 현장이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있다. 아름드리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과 세월이 필요하다.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가로수를 베어내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산에 가을이면 샛노란 가로수 길을 연출하며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명품 은행나무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장성군에서 베어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좀 불편하다고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무조건 베어내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군청 산림과 관계자는 “해당 부서로부터 가로수를 제거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고, 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 ‘숲속의 전남 추진협의회’와도 논의가 없었다”고 말해 절차를 무시하고 장성군이 일방적으로 가로수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산림과와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고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을 시인하면서도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베지 않고 존치하려 했지만 나무 선형이 일정치 않아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 가로수가 차지한 만큼 부지를 더 확보해서 나무를 살리려고 했지만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변명했다. 또 “이식도 검토해 봤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오래된 나무는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베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설운동장 옆 도로, 20년 이상 된 벚나무 30여 그루가 베어나가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음 지도에서 캡쳐, 2018년 다음 지도를 검색해 보면 30여 주의 벚나무 가로수(빨간 줄 옆)가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설운동장 주변에 걸린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
저작권자 © 장성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